“그동안 생존을 위해 매출 발생 단계에 자원을 집중했다면, 지금은 시술과 병원에 대한 정보 이해도를 높이는 이용자 여정 '진입단계' 개선에 힘쓰고 있습니다.”
의료뷰티 플랫폼 '강남언니' 창업자 홍승일 힐링페이퍼 대표는 의료인 출신이다. 연세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국가공인 의사 자격을 갖고 있다. 2015년 피보팅을 통해 강남언니 서비스를 선보였고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입점 병원 1400개 이상을 확보했고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도 누적 160만건을 넘겼다. 올해 매출 100억원 돌파를 바라본다.
의료 시장은 공급자와 소비자 간 정보 불균형이 가장 심한 업종이다. 소비자가 공부해도 병원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 이런 시장에서는 큰 병원이 이점을 가진다. 광고비를 쓰는 만큼 옥외광고 및 포털사이트에 노출이 됐다. 돈을 쓸 여력이 있는 병원으로 환자가 몰렸다. 이 같은 인식은 홍 대표가 창업전선에 뛰어든 배경이다. 의전원 학생 시절 국내 의료 시스템 한계를 체감했다. 유능하고 학구적인 교수들도 환자들에게 지나치게 매몰차게 대한다고 느꼈다. 3분 내 진료를 마치지 않으면 그날 배정된 환자를 전부 볼 수 없다. 홍 대표는 의료 서비스가 '규모 제한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문제를 IT 기술과 융합해 풀어보고자 마음먹었다.
강남언니는 병원 성형수술 후기 정보에 강점이 있는 플랫폼이다. 내원 상담 및 실제 진료가 이뤄진 이용자에게만 평가를 수집한다. 주고객층인 'Z세대(1990년대 중반 태생)'는 성형 사실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다. 현금성 리워드를 제공하지 않아도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한다.
부정 후기도 감추지 않고 열어 놓는다. 병원 측에서 부정 후기를 가리기 위해 '임시조치' 신청을 하면 수용하되, 병원 신청에 의해 삭제됐음을 투명하게 밝힌다. 그러면서도 이용자 입장에서 쉽게 이의신청을 하고 후기 복원이 가능하게 '넛지'를 준다. 유튜브 채널 '강언TV' 운영도 이용자에게 질좋은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이다. 보톡스, 필러, 제모 등에 관한 정보를 젊은 세대 입맛에 맞는 콘텐츠로 꾸며 내놓는다. 현재 구독자 10만명 확보를 앞두고 있다. 준비 중인 '백과사전' '메뉴판' 기능도 의료 서비스 이해 증진을 주목적으로 한다.
홍 대표는 “의료와 같은 고관여 상품 시장에서는 범용 매체보다 버티컬 매체가 금방 자리 잡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라며 “중국에서도 뷰티의료 정보는 바이두가 아니라 '신양'이라는 전문 서비스 통해서 의사 결정을 한다”고 덧붙였다.
뷰티의료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현재 기준으로 국내 성형시장은 5~6조원, 시술 시장은 8조원 규모다. 특히 시술 시장은 보톡스, 모발이식이 기능성 화장품, 가발 시장을 뺏어오고 있어 성장세가 더 크다. 여기서 파생되는 마케팅 시장은 전체 14조원에서 20%인 약 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강남언니도 내년엔 수술 정보 중심이었던 서비스를 시술까지 확대한다. 24세 미만 고객이 주 타깃인 수술과 달리 시술은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다. 입점 대상 병원도 강남 중심이 아닌 전국 병원으로 확대된다. 홍 대표는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회사는 전년 대비 2배 정도 성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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