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 한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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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한파가 전국을 집어 삼켰다. 6일 강원 철원 김화는 영하 19.1도까지 떨어지면서 올겨울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서울과 인천도 영하 10도를 맴돌았고 부산 중구는 영하 2.8도를 기록해 올겨울 들어 첫 영하권을 보였다.

올겨울엔 이런 한파가 잦을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겨울 기온은 평년 보다 높거나 비슷하다. 그럼에도 체감상 더 춥게 느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상청의 '평년'은 1981년부터 2010년까지의 평균을 말한다. 기상청은 올해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찬 대륙 고기압 세력이 평년보다 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겨울철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내년 1~2월 중 일시적 강한 한파가 자주 찾아와 체감상 더 추울 수 있다는 것이다.

겨울철 한파의 세기, 지속 기간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북극해의 얼음 면적이 큰 영향을 미친다.

매년 9월 중순이면 북극해의 얼음은 최대로 녹아 사라진다. 이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서 북극을 도는 제트기류의 움직임이 결정된다. 북극은 일조량이 적은 탓에 대기가 냉각돼 수축한다. 반면 중위도의 대기는 상대적으로 따뜻해 팽창한다. 이 때문에 중위도의 대기가 극지방의 대기를 밀어내 북극을 중심으로 고리 모양의 편서풍 제트 기류가 발달한다. 이 제트 기류가 평상시 북극 지역의 차가운 공기층을 감싸는 일종의 장벽 역할을 하면서 북극의 한기가 남하하지 못하게 막는다.

얼음 면적이 줄어들어 북극이 따뜻해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고기압이 팽창해 제트 기류의 기세가 약해진다. 북극의 한기를 막아주는 제트 기류가 약화되면 차가운 공기가 남하해 맹추위를 불러온다.

북극해의 공기 순환을 북극진동이라고 한다. 북극 진동의 지수가 양(+)의 값이면 북극 상공의 제트가 강하다는 뜻이다. 반대로 음(-)으로 내려가면 제트가 느슨해지면서 찬 공기가 북반구 중위도로 밀려온다. 북극진동 지수는 11월 들어 잠시 양의 값을 회복했다가 최근 다시 음의 값으로 떨어졌다. 북극에서 내려온 한기는 제트기류에 실려 이미 북미를 강타했다. 이 찬 공기는 유럽과 동아시아 지역으로 내려오지만 우리나라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한파 발생,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은 몇 가지 더 있다.

러시아 우랄산맥과 러시아 북쪽 카라해, 바렌츠해 부근의 고기압 형성 여부가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우랄산맥 부근에 형성된 강한 고기압을 '우랄블로킹'이라고 부른다. 비슷한 위도를 따라 흐르는 북반구 제트기류의 흐름을 가로막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우랄블로킹이 만들어지면 서쪽으로는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올라간다. 동쪽으로는 차가운 북극해의 공기가 내려온다. 쉽게 말하면 우랄블로킹이 북극에 있는 찬 공기를 한반도가 있는 동아시아지역으로 끌어내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찬 공기가 우리나라를 지나 동쪽으로 흘러나가면 한파가 사라지는데 카라해, 바렌츠해 부근에 고기압이 형성되면 이를 가로막는다.

한반도에 기록적 한파가 발생한 지난해 초 양대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해 한반도에 한파를 가둔 효과가 발생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때 이른 한파가 발생하고 오래 지속되는 이상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남극 얼음의 면적, 북극 진동 등이 평균적 흐름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원인은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로 지구의 평균 온도가 올라가면서 다양한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