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디지털 혁신 1세대' 손병환 체제 눈앞

임추위, 차기 행장 내정...24일 최종 선임
은행 최초 오픈API 도입 혁신 촉발 주역
농협지주회장 경영승계 작업도 시작
절차 등 일정 논의...후보군 30여명 검토

농협은행, '디지털 혁신 1세대' 손병환 체제 눈앞

차기 농협은행장에 디지털 혁신 1세대로 꼽히는 손병환 부사장이 내정됐다.

전통 금융을 뛰어넘어 글로벌과 디지털 역량을 두루 갖춘 손 부사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손 부사장은 스마트금융부장 시절 국내 은행 최초로 오픈 API를 도입해 농협은행 혁신을 촉발한 주역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차기 농협은행장에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추위는 사외이사 4명과 비상임이사·사내이사 각 1명씩 총 6명으로 구성됐다.

농협금융은 오는 20일 은행장 후보 최종 면접을 진행한 후 2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은행장을 최종 선임한다. 30일 열리는 결산주주총회에서 이를 최종 확정한다. 이견이 없는 한 손병환 부사장이 유력하다.

손 부사장은 “임추위에서 논의된 건 맞지만 아직 인선 기간이 남은 만큼 지켜봐달라”며 “농협인의 한사람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면접 등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차기 농협은행장 후보에는 손 부사장 외에 이창호 NH선물 대표, 오병관 전 농협손해보험 대표, 이강신 NH투자증권 수석부사장 등이 거론된 바 있다. 임추위는 물론 내부 임직원 평가에서도 손 부사장이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같은 임추위에서 금융지주 회장, 사외이사, 완전 자회사 대표이사 등의 후보를 모두 추천한다. 그만큼 임추위 영향력이 세다.

차기 농협지주회장 경영승계 작업도 시작됐다.

이날 임추위원들은 올해 경영승계 절차 일정을 논의하고, 회장 후보군을 검토할 예정이다. 기존에 농협금융이 관리하던 내부후보군에 더해, 서치펌(자문기관)으로부터 회장 후보를 추천받을 것인지도 결정하게 된다. 현재 농협금융의 회장 내부 후보 리스트에는 30여명이 포함됐다. 김광수 회장을 비롯해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임원진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시장에서는 김광수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김 회장 재임 기간 농협금융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2018년과 2019년 2연 연속 당기순이익 1조원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지주 출범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다만 전임 회장인 김용환 회장이 조선·해운 부실 여신을 과감하게 털어내는 '빅 배스(Big Bath)'를 단행한 영향이 있었다.

농협금융 회장 중 연임 사례는 김용환 회장이 유일하다. 김용환 회장은 첫 2년 임기를 마친 뒤 1년 연임하고 재연임에 나섰다가 돌연 후보자에서 사퇴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