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다했다.”
기아자동차 '3세대 K5' 첫인상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디젤 모델과 디자인이 일부 다르지만 미래 지향적이고 스포티한 느낌을 그대로 갖고 있다. 디자인은 누가 봐도 호평 일색이다. 시승 중 만난 사람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었다.
2세대 K5 하이브리드를 탔던 지인도 3세대 디자인이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연비와 안정성도 뛰어나다고도 추천했다. 얼마 전 큰 교통사고로 떠나보냈지만 생명을 지켜준 K5라며 극찬했다.
K5 디자인은 1세대 때부터 업계에서 인정을 받았다. 기아차 디자인 향상은 아우디-폭스바겐에서 활약한 피터 슈라이어가 전격 합류한 영향이 컸다. 기아차는 2013년 부분변경 모델, 2015년 2세대 모델을 선보였고 지난해 3세대 모델을 전격 출시했다.
3세대 K5 디자인은 디자인 변화 폭이 1→2세대 모델보다 크다. 디자인 정체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다.
기아차는 K5 '타이거 노즈'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간 경계를 없앴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가로 너비가 확장됐기에 시각적으로 차량이 더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주간주행등(DRL)이다. 지그재그 형태로 꺾여 있어 날렵한 느낌을 자아낸다. 기아차는 심장박동을 연상시킬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소개했다.
K5 하이브리드 전면 범퍼는 아래쪽이 안쪽으로 말려 있다. 가솔린·디젤 모델과 다르지만 연비를 최우선에 둔 소비자라면 구매를 주저할 만큼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후면부 디자인은 전면부와 연결된다. 리어콤비램프는 좌우가 리어 윙 형상으로 길게 늘어져 있다. 리어램프는 절취선을 연상하는 점선 LED로 이뤄져 미래차 느낌을 풍긴다. 트렁크 중간을 차지했던 번호판은 범퍼로 내려갔으나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차체 크기는 더 커졌다. 전장은 50㎜ 늘어난 4905㎜, 전폭은 25㎜ 길어진 1860㎜이다. 휠 베이스는 2850㎜로 공간이 전 세대 대비 넓어졌다. 전고는 스포티한 세단 디자인을 위해 20㎜ 낮아졌다.
개인적 취향이 있겠지만 디자인 측면에서 기아차 K5가 현대차 쏘나타보다 더 끌린다. 쏘나타 DRL보다 K5 DRL이 더 매력적 디자인으로 보였다. 두 차량은 플랫폼을 공유하기에 구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건 디자인이다.
K5 하이브리드 시승은 서울 여의도에서 용인 에버랜드까지 약 100㎞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내 주행에서 정체가 있기도 했고 고속도로에서 막힘 없이 달리기도 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만큼 주행감과 연비는 뛰어나다. 저속 주행 시 정숙성은 물론 연비도 높아 서울 도심 주행에서도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K5 하이브리드는 스마트스트림 G2.0 HEV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동력성능은 최고출력 152마력(ps), 최대토크 19.2(kgf·m)다. 전기모터 최고출력은 38.6kW다.
복합연비는 16인치 타이어 기준 전 세대 대비 11.7% 증가한 20.1㎞/ℓ다. 17인치 타이어는 18.3㎞/ℓ로 도심 18.3㎞/ℓ, 고속도로 19.3㎞/ℓ다. 실제 주행 시 연비는 최대 20.4㎞/ℓ를 기록했다.
'솔라 루프' 옵션을 추가하면 태양광으로 차량 배터리를 충전해 주행가능거리를 늘려준다. 하루 6시간 기준 충전하면 1년간 1300㎞ 주행 가능하다. 노블레스 트림 이상에서만 선택이 가능하고 파노라마 선루프와 중복 선택이 불가능하다.
전기모터는 효율뿐 아니라 가속 시 힘을 보태 효율적 운행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소음 유입은 크지 않다. 흠음재와 차음재를 보강한 효과다.
에버랜드 뒷길 코너 구간에서는 탁월한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속도를 내더라도 단단한 접지력을 기반으로 차량이 밀림없이 부드럽게 코너를 빠져나갔다.
'컴포트' 옵션을 추가하면 동승석의 운전자 방향에 동승석 위치, 각도를 조절하는 버튼이 적용된다. 잠자는 동승자에 호의를 베풀 때 유용하다. 2열 열선시트, 앞좌석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 등도 포함된 옵션이다. 최상위 트림에만 기본사양으로 포함된다.
K5 하이브리드 외장 색상은 스노우 화이트 펄, 스틸 그레이, 인터스텔라 그레이, 오로라 블랙펄, 그래비티 블루, 요트 블루로 나뉜다. 내장 색상은 블랙, 새들 브라운이다.
가격은 트렌드 2803만원, 프레스티지 2994만원, 노블레스 3191만원, 시그니처 3400만원이다. 개별소비세 70% 감면을 적용한 가격이다. 친환경차 세재혜택까지 적용하면 2749만~3327만원이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방충돌방지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기능을 포함한 옵션 '드라이브 와이즈'는 75만원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