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피엔스 시대]가사도우미 된 AI 로봇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당신보다 아이를 더 잘 돌볼 수 있는 건 명백한 사실이예요.”

영국드라마 휴먼스(Humans)에서 가사도우미 인공지능(AI) 로봇은 육아에 불안함을 호소하는 주인에게 이 같이 말한다. 주인은 자신의 감정을 완벽히 읽고, 정서적 공감을 해준 AI로부터 위안을 얻는다.

로봇이 AI와 결합하면서 인간과 밀접한 소셜로봇(Social Robot), 즉 진정한 의미의 휴머노이드(Humanoid·사람 같은 것)로 거듭나고 있다. 소셜로봇은 말 그대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고, 정서적 상호작용이 가능한 로봇을 일컫는다. 대화형 에이전트(지능형 스피커) 등이 대중화되면서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셜로봇은 대화와 제스처(몸짓)를 자동 생성한다. 시선과 몸짓 같은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실감나는 상호작용을 제공한다. 사람과 유사한 자연스러운 움직임, 특정 대화 문장에 국한되지 않는 어떤 단어에도 제스처를 생성한다. 제스처 스타일까지 조작할 수 있다. 로봇에 내성적 또는 외향적 성격을 지시하고, 이를 관절 형태에 적용하면 된다. 한글과 영어 등 각종 언어 문장에도 대응할 수 있다.

여기에는 학습 기반 제스처 생성 기술이 적용된다. 인간의 뇌 기능을 모방한 네트워크를 통해 대량의 제스처 영상으로부터 학습하는 방법이다. 순환신경망 치환과 문장 생성 방식을 활용, 더욱 사람과 같은 제스처를 생성할 수 있다. 관련 연구개발(R&D)는 활발하다. 해외에선 학습 기반의 비언어적 행위 생성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는 로봇이 음성 신호를 듣고 사람의 얼굴 표정을 자동 생성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대학은 대화 문맥에 따른 제스처 생성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음성 신호에만 반응하면 대화 내용과 무관한 제스처를 생성할 수 있지만 대화 내용까지 분석하게 되면 상황별 제스처 생성 능력이 향상된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소셜로봇 관련 출원은 2013년 이후 매년 20% 이상씩 증가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와 접목하면서 출원 속도는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소셜로봇 기술이 진일보 하면 개인용 서비스, 이른바 집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와 가사 등 복지 향상에 중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AI 로봇 시장은 2024년 628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는 2022년 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소셜로봇 등 서비스 로봇 시장은 일반 산업용 로봇 시장을 뛰어넘어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AI업계 관계자는 “인간은 비서나 친구 같은 소셜로봇과 공존, 1인 1소셜로봇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면서 “소셜로봇이 인간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