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없는 성공 없다...'연속 창업가'가 뜬다

업계 "창업 실패비용 줄이는'재도전지원법' 하루속히 제정돼야"

최소 두 번의 실패 경험을 겪고 창업 성공 스토리를 쓴 주인공이 화제다. 기술 분야 창업의 경우 꾸준한 연속 창업으로 공을 들일수록 성공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재도전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재도전 지원법' 제정을 요구하는 업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스타트업 창업가 가운데 실패 경험을 딛고 '연속 창업' 도전으로 성공궤도에 오른 사례가 나오고 있다. 창업 실패에서 얻은 '경험'을 흘려보내지 않고 다음 사업 아이디어로 승화시켜 성공의 토대로 삼았다.

박민우 크라우드웍스 대표
박민우 크라우드웍스 대표

올해 매출 10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는 크라우드웍스의 박민우 대표는 창업 5수 끝에 지금의 회사를 일궜다. 3년 연속 매출 300%로 고성장하고 있는 이 회사는 인공지능(AI) 학습에 활용되는 데이터를 수집·가공하는 서비스가 주 사업이다. 누적 투자 121억원을 확보했다. 박 대표는 지난 2000년 두 번째 창업한 회사가 AI 기술 기업이었지만 당시 클라우드 인프라가 부족해 엄청난 하드웨어(HW) 비용 부담 때문에 부채만 남기고 실패했다. 박 대표는 “황금광 시대에 청바지 사업이 돈을 벌듯 AI 시대에는 데이터가 돈을 벌 것이라 생각해 데이터 가공 분야로 다시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심부름 서비스 '띵동' 창립자인 윤문진 허니비즈 대표도 국내 첫 피팅 모델을 활용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두 번 실패에도 또다시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띵동을 설립했다. 현재 띵동 애플리케이션(앱) 누적 회원 수 68만, 누적 거래 건수 100만 건을 돌파하며 '국민 심부름 서비스'로 급성장했다.

윤문진 허니비즈 대표
윤문진 허니비즈 대표

윤 대표는 앞선 실패 경험에서 얻은 '고객 중심' 서비스를 철저히 실천했다. 일정한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메신저에게 심부름 건수 대비 연봉을 주는 성과체계를 도입하면서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강성지 웰트 대표
강성지 웰트 대표

스마트벨트 개발사 웰트를 창업한 강성지 대표도 한 번 실패와 두 번 창업을 거쳐 지금의 '웰트'를 탄생시켰다. 의사 출신인 강 대표는 첫 창업 당시 위치 기반 서비스 기반으로 미션을 달성하면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야심 차게 출시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없었고,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이후에도 창업에 나섰다가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사내 벤처프로그램인 C-랩을 통해 웰트를 분사, 창업했다. 웰트는 허리둘레를 자동 측정해 과식 여부를 판단하고 걸음 수를 재 칼로리 소모량을 추정하는 웨어러블 기기다. 현재까지 2만5000개 이상 판매됐고, 프랑스 등 명품과 패션 브랜드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올해 초 열린 2020 CES에서 벨트의 낙상 예방 기능으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스타트업업계는 '실패 없는 성공 사례는 없다'며 정부의 재도전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창업자의 연대 보증 폐지, 재기 기업인의 조세 채무 부담 완화 등 창업기업의 실패 비용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정화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은 “사업의 쇠락은 하나의 과정일 뿐 인생 실패로 낙인찍혀서는 안 된다”면서 “창업 실패 비용을 줄이는 '재도전지원법'이 하루속히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