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규모 '안마의자' 시장…'안전 대책'은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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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00억 수준서 10년 만에 급성장
골절·낌 등 작년 피해건수 179건 접수
소비자원 '정례 협의체' 구성 지지부진
안전 규약 강제성 없어 '실효성' 의문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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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안마의자 시장이 1조원 규모로 크게 몸집을 키웠지만 '안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해 유아 사망 사고를 비롯해 골절과 부상 등 각종 안전사고가 빈발함에도 안전 대책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뒤늦게 업체들을 모아 협의체 구성에 착수했지만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안마의자 시장이 2008년 300억원 수준에서 10여년 만에 30배 이상 성장, 올해 1조원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소비자가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올해 안마의자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그러나 시장이 크게 성장했지만 제품에 대한 안전 대책 및 제도는 전혀 없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안마의자 관련 피해 건수는 2015년 33건, 2016년 64건, 2017년 51건, 2018년 114건, 2019년 9월 기준 179건으로 지속 증가했다. 10세 미만 유아동 피해 건수도 2015년 1건이었지만 지난해 9월 기준 14건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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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고는 골절, 낌 사고 등이 대부분이다. 소비자원도 안마 의자를 주로 사용하는 노령층은 뼈나 근육이 쇠약해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짙어졌다고 지적했다.

일부 업체에서는 안전 센서 기능을 강화하는 등 자체 대책을 강구하지만 기준이나 지침이 없다 보니 여전히 한계가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안마의자 업체 관계자는 “국내 유명 업체가 아닌 중국산 저가형 안마의자는 안전 사고는 물론 사고 보상 등에서도 문제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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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소비자원이 최근 국내 주요 안마의자 사업자를 모아 정례 협의체 발족을 준비하고 있다. 정례 협의체를 구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안마의자 유아 사고가 계기로 작용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정확한 발족 일시와 회원사 확정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정례 협의체를 구성해 업계 공동으로 안전 규약을 마련해도 강제 사항이 아니라는 점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안마의자 관련 정례 협의체에 참여할 회원사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면서 “발족 시기와 계획 등은 아직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마의자는 사람 몸 전체와 기계가 맞닿는 특수 대형 가전이다. 사고가 발생할 때 피해가 큰 만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강력한 업계의 자정 노력과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기기 작동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제조사는 안마의자를 판매 및 설치할 때 잘못된 사용 예시와 위험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안마의자 시장이 제대로 성장하려면 이 부분을 꼭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