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3대가 자율협력으로 군집주행...27일 실제도로서 최초 시연

자율협력주행 기술로 차량 간 통신하며 끼어들기도 허용
시험도로가 아닌 실제 도로서 군집주행 첫 시연
내년에는 4대로 확대

화물차 3대로 자율 협력 기반 군집주행을 시험하는 모습. 사진=국토교통부
화물차 3대로 자율 협력 기반 군집주행을 시험하는 모습. 사진=국토교통부

화물차 3대가 나란히 자율 군집주행을 하다 차량이 끼어들면 차량간통신(V2V)으로 주행정보를 받아 후행 차량이 간격을 벌리면서 대열은 유지한다. 갑자기 튀어나온 야생동물에 선행차량이 급제동을 걸자 후방차량에도 감속 속도가 동기화돼 긴급 제동이 이뤄진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일반 차량이 주행하는 공용도로에서 자율협력주행 기반 화물차 군집주행을 최초로 시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화물차 2대로 시험도로에서 자율 군집주행을 시연했다. 올해는 실제 공용도로에서 시연한다. 화물차도 3대로 늘고 운행 속도도 70㎞/h에서 80㎞/h로 빨라졌다. 차량 간격은 16.7m에서 15.6m로 줄였다. 국내 공용도로에서 자율협력기반 군집주행을 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연은 공용도로(서여주IC~여주JCT, 8km 구간)와 시험도로(여주시험도로)에서 이뤄진다.

자율협력주행은 자율주행차 및 일반차량이 인프라와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안전하게 자율주행을 하는 방식이다. 현재 웨이브(WAVE) 방식으로 서울·제주 등 전국 600km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화물차 군집주행은 후행차량들이 일정간격을 두고 선행차량을 자동으로 추종하며 하나의 차량처럼 운행하는 기술이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부터 교통물류연구 사업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운전자들은 시연에서 탑승만 할 뿐 스티어링휠와 제동장치에서 손·발을 뗀다. 일반 차량이 운행 중인 고속도로에서 화물차 3대가 군집 대열을 이뤄 운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V2V를 통해 주행정보를 받은 후행차량은 스스로 선행차량 뒤를 따라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며 주행한다. 군집대열에 타 차량이 끼어들었을 때는 해당 정보를 차량 간에 주고받아 차량 간격을 벌려 대열을 유지하고, 운행을 마친 후 대열을 해제하는 것까지 시연할 예정이다. 자율주행차량으로는 현대 엑시언트 트랙터와 트레일러를 사용한다.

시험도로에서는 가상의 위험상황을 설정해 차량이 대처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돌발상황 정보를 노변기지국을 통해 차량에 전달하는 차량-인프라 간 통신(V2I) 기술을 활용한다. 시연차량이 가상의 안개 구간에 진입하였을 때 기상정보를 받아 차량간격을 넓혀 주행하고, 공사구간에서는 해당 구간을 피하기 위해 차로를 변경하여 안전성을 확보한다. 야생동물이 나타난 상황을 가정하여 선행차량이 긴급하게 차량을 멈추게 되면, 전방차량의 감속 정보가 후방차량에 동기화 되어 후행차량도 동시에 긴급제동이 이루어져 추돌사고를 예방한다.

화물차 3대가 자율협력으로 군집주행...27일 실제도로서 최초 시연

국토부는 내년에는 4대의 화물차가 시속 90㎞로 더 넓은 범위 공용도로에서 운행하는 것을 시연할 예정이다. 차량제원·경로정보 등 차량정보를 기반으로 군집주행 참여희망 차량을 매칭하고, 합류지점까지 안내하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화물차 자율 군집주행은 운전사의 피로도 감소 뿐만 아니라 좁은 간격을 유지함으로써 공기저항을 줄여 차량 연비를 개선하는 효과까지 기대된다. 자율차 부문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진환 국토교통부 자동차관리관은 “화물차 군집주행 기술은 자율협력주행 기술이 여객운송 뿐 아니라 물류운송 분야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도 큰 변혁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 라면서 “국토교통부는 자율협력주행 기술을 통해 레벨3 자율차 출시를 넘어 '27년 세계최초로 레벨4 자율차 상용화 시대를 열고, 완전 자율주행시대를 위한 인프라와 법제도 완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