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산업부터 키우자"...네이버·토스, 은행데이터 무료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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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산업계, 수수료 1년간 무료 합의
산업 진입장벽 낮추고 1년 뒤 재산정
정보 의무제공자 금융사는 속내 복잡
"자금 여력 있는 빅테크는 투자해야"

마이데이터 사업이 내년 2월 본격화를 앞두고 1년 동안 수수료를 무료로 시행하고, 이후 업계 협의를 통해 단가를 산정키로 합의한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7일 서울 중구 한국신용정보원 마이데이터팀이 관련 현안에 대한 도입 준비 상황 등을 체크하고 있다.<br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마이데이터 사업이 내년 2월 본격화를 앞두고 1년 동안 수수료를 무료로 시행하고, 이후 업계 협의를 통해 단가를 산정키로 합의한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7일 서울 중구 한국신용정보원 마이데이터팀이 관련 현안에 대한 도입 준비 상황 등을 체크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 수수료가 제도 시행 1년 동안 무료로 운영된다. 금융 당국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산업 활성화를 위해 1년 동안 무료 수수료라는 초강수를 꺼냈다. 전 세계에 유례없는 산업인 만큼 핀테크 기업들에 진입장벽을 낮춘 후 실제 운영을 통해 쌓인 통계를 기반으로 수수료를 산정하겠다는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사, 핀테크기업 등은 마이데이터 산업에 대해 1년 무료 수수료라는 대전제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처음 시행하는 산업”이라면서 “수수료를 산정할 근거 자료가 없기 때문에 1년 동안 무료로 진행한 다음 업계 간 협의를 통해 정하기로 논의를 모았다”고 밝혔다.

핀테크 기업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금융사에 계좌, 대출, 카드, 보험 등 금융 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 단 신용정보법 개정안에 따르면 핀테크 기업은 이 정보를 받을 때 정보 대가인 수수료를 금융사에 내야 한다.

핀테크 기업은 현재 800여개 정보를 금융사에 요청한 상태다. 이 가운데 200여개(민감정보, 영업비밀 제외) 정보에 대해 금융회사가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 당국이 마이데이터 수수료 1년 무료 카드를 꺼낸 가장 큰 이유는 중소형 핀테크 기업의 마이데이터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함이다. 다양한 사업자들의 진입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책 배경에는 금융사와 핀테크업계가 마이데이터 산업 진흥에 동참하고, 결국 수수료 장사보다는 소비자에게 혜택을 환원할 생태계 마련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재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1차 예비허가 신청을 접수, 29개사에 대한 본허가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새해 1월에 본허가가 발표되면 8월부터 사전에 표준화한 전산상 정보 제공 방식인 마이데이터 표준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에 의한 데이터 전송이 본격 실행된다.


금융 당국은 내년 8월부터 2022년 8월까지 1년 동안 마이데이터를 무료로 진행한 후 수수료 산정 체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중계기관인 신용정보원은 “수수료 체계를 어떻게 구성할지 산업 통계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마이데이터 워킹그룹에서 새해 8월부터 1년 동안 과금에 대한 구체적 모델을 고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수료 산정 체계를 위한 별도의 연구 용역도 검토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무료 수수료 방침에 대해 핀테크업계는 반기는 입장이다. 토스 관계자는 “현재 많은 서비스를 이미 스크래핑으로 구현하고 있고, 비용 부담 없이 마이데이터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핀테크 사업자들이 마이데이터 산업으로 진입할 것이고, 합리적인 API 수수료 산정을 위해 1년 유예기간은 적절하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 카드 등 기존 금융사는 한시적 무료 수수료 정책에 합의는 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마이데이터 활성화라는 대의적 측면에는 동의하지만 금융사는 정보 의무 제공자로서 핀테크 기업에 정보를 많이 내줘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보 의무 제공자는 은행, 금융지주사, 카드사, 보험사, 금융투자업, 증권사, 통신사 등이다.

금융사는 네이버·카카오 등 거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각각 모회사로 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에 날을 세우고 있다. 이들이 자본 여력이 되는 만큼 마이데이터 정보기술(IT) 설비 구축, 서버 안정화, 운영, 데이터 제공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수수료는 정보가 오고 가는 비용이 드는데 이걸 다 자기 부담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다”면서 “핀테크 기업 활성화도 좋지만 마이데이터로 발생하는 기회는 얻고 투자할 비용은 안 쓰겠다는 생각으로 과연 금융 혁신이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우선 금융 당국은 1년 무료 수수료로 마이데이터를 운영하면서 참여 기업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수수료 산정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 당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마이데이터 세부 내용을 구체화한 마이데이터 가이드라인을 이르면 다음 달 발표한다. 가이드라인에는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 범위, 운영 프로세스 등이 담길 예정이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