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가상인간이 가구 브랜드 모델이 되는 시대

파트라 공식 온라인 쇼핑몰 ‘생활지음’의 온라인 모델이 된 가상인간 ‘루이’(제공:파트라)
파트라 공식 온라인 쇼핑몰 ‘생활지음’의 온라인 모델이 된 가상인간 ‘루이’(제공:파트라)

의자 전문 글로벌 기업 ㈜파트라는 공식 온라인 쇼핑몰 ‘생활지음’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상 캐릭터 ‘루이 리’와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이버 가수 아담과 다른 차원의 실사 비주얼 루이
 
루이는 (주)디오비스튜디오가 AI로 합성해서 제작한 실존하지 않는 얼굴을 가진 가상의 캐릭터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커버곡 영상 업로드 활동을 주로 한다. 과거 한 시대를 풍미한 사이버 가수 ‘아담’을 선배라고 부를 수 있는 ‘버추얼 휴먼’ 가수다. 실제로 노래하는 사람의 영상에 AI가 생성한 가상의 얼굴을 합성해 제작된다. 그래픽적 요소가 부각되었던 아담과 달리 루이는 현실적인 비주얼에 실존하는 인물과 같은 친근함이 있다.
 
루이는 그간의 기술 발전을 보여주듯 자연스러운 표정과 움직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진짜 사람 같다’는 그 친근함 덕에 의자와 가구 등 실생활에 밀접한 제품을 판매하는 파트라의 공식 온라인 쇼핑몰 생활지음의 모델로 발탁됐다. 루이는 현재 한국새생명복지재단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가상인간, 브랜드의 얼굴이 되다
 
최근 국내외에서는 현실에 실재하지 않는 얼굴의 가상인간들이 속속 브랜드의 ‘얼굴’이 되고 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라고도 불리는 이들의 등장은 기술발전에 관심이 많은 밀레니엄 세대와 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의 전략적 접근이기도 하다. 언택트 홍보가 부각되는 최근의 환경 탓에 이러한 흐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세계적인 가구 브랜드 이케아는 일본 도쿄에 매장을 내면서 버추얼 모델 이마(IMMA)를 내세웠다. 당시 이마가 이케아 전시장에서 먹고 자고, 요리를 하는 등 일상을 보여주는 독특한 마케팅 기법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마는 널리 사랑 받으며 한 해 7억원을 벌어들인 스타 모델로 활동했고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어 33만명을 보유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세계적으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가상인간 모델은 2016년에 미국 스타트업 기업 브러드(Brud)가 만든 버추얼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lil miquela)’다. 개성 있는 외모로 다양한 패선 브랜드를 섭렵한 사진을 SNS에 올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팔로어 290만명의 미켈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 방탄소년단과 함께 2018년 타임지가 선정한 ‘온라인 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뽑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LG전자가 가상인간 ‘김래아’를 세계 최대의 국제전자전시회 ‘CES 2021’에서 연사로 내세워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해 실제 사람과 같은 움직임을 구현한 래아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상인간 모델의 전성시대가 올까

휴대폰, 전자화폐, VR…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처음엔 낯설지만 이내 익숙해진 새로운 것들을 우리에게 잔뜩 안겨줬다. 가상인간 모델도 그렇게 신기술의 산물로 소비자들에게 익숙해질 수 있을까? 가상인간 모델의 장점은 언택트 마케팅에 최적화된 특성, 그려낸 듯 특별한 비주얼과 개성, 게다가 뒤늦게 학창시절의 학폭 논란이 일어나는 등의 사생활 리스크 없다는 것 등이다. 브랜드와 소비자가 모두 이런 특징에 매력을 느낀다면 생각보다 빨리 가상인간 모델이 보편화될 수도 있다.
 
루이를 모델로 발탁한 이찬규 파트라 온라인사업본부 본부장은 “생활지음은 의자와 가구 중심의 온라인 쇼핑몰이기 때문에 홍보 활동도 SNS, 유튜브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며 “온라인에서만 존재하는 가상인간 루이가 고객들에게 미래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며 매력적으로 다가설 수 있다고 생각해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구교현 기자 ky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