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기의 디지털경제] 서울, 부산 그리고 스마트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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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2020년 말 기준 유럽의 대표적 강소국인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의 인구는 1000만명이 넘지 않는다. 반면에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메가시티(Megacity)가 세계에 29개나 존재하고 있다. 향후 메가시티의 수는 더 늘어날 것이고, 도시의 경제적 영향력도 계속 증대되어서, 매킨지는 2025년 세계 600대 도시가 전 세계 GDP의 60%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적 영향력 증대와 더불어 교통, 주거, 교육, 치안 등 우리의 삶과 밀접한 영역에서 도시는 국가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2011년부터 시카고 시장을 두 차례 연임한 람 이매뉴얼은 그의 저서 '국가도시(The Nation City)'에서 중앙 정부의 역할은 쇠퇴하고 도시가 혁신과 효과적인 행정 구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최근의 글로벌 경쟁은 국가 간의 경쟁을 넘어 도시 간의 경쟁의 형태로 변화되고 있고, 실리콘밸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도시의 경쟁력이 기업 유치 및 우수 인재 확보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세계 주요 도시들은 교통, 주거, 교육, 치안, 고용 등 모든 분야에서 주민 복지 증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데, 최근 이러한 정책적 노력의 핵심이 되는 것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어떻게 도시를 스마트하게 만드는가 하는 스마트시티 정책이다.

스마트시티와 관련해 여러가지 정의가 있지만 EU는 스마트시티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양질의 공공서비스 제공, 자원의 효율적 활용, 환경 영향 최소화를 가능케 함으로써 시민의 삶의 질 개선 및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도시로 정의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는 실현이 불가능했던 실시간 도로, 교량 등 기반시설 안전 관리, 무인 자동차를 포함하는 지능교통시스템, 실시간 건물 에너지 관리 등 스마트시티 서비스가 가능케 됐고 세계의 도시들은 스마트시티 기능 구현을 통해 주민의 삶의 질 향상, 거주 기업 경쟁력 제고 및 환경 친화적 도시 구현이 가능하도록 도시 발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부산과 세종에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단지를 선정하는 등 중앙 정부 차원의 스마트시티 정책이 추진되고 있고, 서울은 세계 155개 도시가 참여하는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World Smart Sustainable Cities Organization) 설립을 주도하고 사무국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스마트시티 경쟁력을 비교한 2020 IMD-SUTD 스마트시티 순위에 따르면 조사된 109개 도시 중 부산은 46위, 서울은 47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아시아권 도시 중에서는 싱가포르(1), 타이베이(8), 홍콩(32)이 서울, 부산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리의 디지털 기술 수준을 고려해 볼 때 향후 효과적인 스마트시티 정책이 추진된다면 서울과 부산의 순위는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단순히 순위 향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마트시티 서비스 수준 제고를 통해 주민의 복지를 증진하고 지역경제 발전의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4월 7일 서울과 부산의 시장선거가 예정돼 있고, 여야의 후보가 확정되어 주거, 복지, 교통, 교육 등 다양한 정책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어떻게 서울과 부산을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 발전시켜 나갈지를 보여주는 스마트시티 관련 공약은 보이지 않고 있다. 선거 이후라도 새로운 서울 시장과 부산 시장이 두 도시를 세계적 수준의 스마트시티로 발전시켜 두 도시의 발전과 함께 대한민국의 발전을 견인해 주기를 기대한다.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wonki.min@suny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