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 차용한 트랜스포머 바퀴...서울대-한국타이어 공동연구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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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하버드대 이대영 박사 후 연구원, 서울대 김재경 박사과정,
한국타이어 손창영 수석, 한국타이어 허정무 책임, 서울대 조규진 교수
<사진 왼쪽부터 하버드대 이대영 박사 후 연구원, 서울대 김재경 박사과정, 한국타이어 손창영 수석, 한국타이어 허정무 책임, 서울대 조규진 교수>

종이접기에서 차용한 설계 기술로 필요에 따라 모양이 변하며 1톤급 하중을 견디는 트랜스포머 바퀴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서울대 공과대학(학장 차국헌)은 기계공학부 조규진(인간중심 소프트 로봇기술 연구센터장) 교수 연구팀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공동 연구팀이 1톤급 차량에 적용 가능한 트랜스포머 바퀴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대 연구팀의 설계 기술과 한국타이어 연구팀의 재료·제작 기술의 합작이다. 가변형 구조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로 인정받아 저명한 국제 저널인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4월 8일 자로 게재되었으며 4월 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개발된 트랜스포머 바퀴는 포장도로에서는 작은 바퀴 형태로 변해 안정적이고 민첩한 주행이 가능하다. 비포장 험로에선 돌기가 있는 큰 지름의 바퀴 형태로 변해 높은 기동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바퀴는 1톤 이상 하중을 견딜 수 있으며, 지름을 450㎜에서 800㎜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 이 기술은 실내 서비스 로봇, 배달 로봇, 우주 탐사 로버 등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높은 기동성이 필요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번 논문을 통해 종이접기 구조가 고하중을 지지할 수 있도록 하는 설계·제조 방법을 제안했다. 종이접기 구조 중 접히지 않는 면 부분(Facet)에는 항공기 소재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60계열을 사용했다. 얇고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성을 가질 수 있다. 접히는 부분(Foldline)에는 타이어 골격부를 이루는 카카스(Carcass, Textile cord)에 사용되는 나일론 및 PET 소재를 풀어지거나 손상이 확대되지 않도록 특수 처리 후 제조한 직물을 이용했다. 큰 하중에도 전체 구조를 강인하게 연결할 수 있다.

트랜스포머 바퀴가 형태를 바꾸는 과정, 자료=서울대 공대
<트랜스포머 바퀴가 형태를 바꾸는 과정, 자료=서울대 공대>

고강성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높은 내하중을 확보하기 위해선 재료의 두께가 증가한다. 새로 제안한 종이접기 구조는 전통적인 기계 관절 방식에 비해 제작, 조립에서 큰 이점이 있다. 직물로 이뤄진 유연한 관절로 외부 충격과 진동에 높은 내성을 가진다. 무게는 기존 승용차 바퀴 수준이며, 마찰이나 먼지 오염에 강하다. 천이 접히면서 움직이기 때문에 부품 간 마찰이 존재하지 않는다. 바퀴에는 치명적일 수 있는 부품 사이 먼지 등 오염물질이 끼어 구조가 망가지는 문제에 대해서도 자유롭다.

구본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연구개발혁신총괄은 “학교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의 좋은 시너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개발된 기술은 타이어 분야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 전반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규진 서울대 교수는 “2013년에 종이를 접어서 만든 작은 바퀴로 시작된 연구가 타이어 제작 기술을 가진 기업을 만나 큰 도약을 할 수 있었다”면서 “가변형 바퀴 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증명했으며, 향후 일반 모빌리티 적용을 위한 추가적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2019년 한국타이어 TNDL(The Next Driving Lab) 4차 프로젝트에서 콘셉트가 공개된 후 기술적, 이론적 보완을 거쳐 완성됐다. 트랜스포머 바퀴를 위한 차량 설계 및 제작은 EMVcon 소속 장래혁 KAIST 교수와 OXK 김흥섭 대표가 담당해 진행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