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로톡 갈등에...네이버 '전문가 인물정보'서 변호사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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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자사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를 통합검색 인물정보에 노출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불거진 리걸테크 업계와 변호사 단체 간 갈등을 의식한 조치다.

네이버는 이달 초부터 자사 전문가 중개 서비스 '엑스퍼트'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정보를 통합검색 인물정보에서 일괄 제공하고 있다. 엑스퍼트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네이버 통합검색창에서 찾으면 정해진 양식의 인물정보와 함께 엑스퍼트 링크를 제공한다.

노무사, 변리사, 법무사, 행정사, 세무사, 공인회계사, 관세사, 손해사정사, 감정평가사, 심리상담가 등 자격증 위주 전문가가 노출 대상이다. 정작 엑스퍼트 주력 분야의 하나인 변호사는 빠졌다. 네이버는 데이터를 등록한 엑스퍼트 활동 변호사의 개별 인물정보를 검색창에 노출하더라도 서비스 연결 링크는 제공하지 않는다.

네이버의 조치는 최근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규정을 바꾼 것과 관련 있다. 변협이 오는 8월 시행하는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소속 회원은 경제적 대가를 받고 법률상담 또는 사건 등을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에 참여하거나 협조하면 안 된다.

규정 시행 이후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에 가입하거나 광고를 의뢰한 변호사는 변협 징계위원회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저가수임, 과도한 광고경쟁 등 부작용을 방지하자는 것이 변협이 내세운 이유다.

변협은 규정을 개정하면서 '변호사가 자신의 홈페이지, 유튜브, 블로그 및 포털사이트를 통해 광고를 하는 것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허용된다'는 단서를 붙였지만 당사자들은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 변호사는 7일 “네이버 엑스퍼트를 별도 플랫폼으로 간주하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일부 리걸테크 스타트업과 변협 간 갈등으로 엑스퍼트에서 활동하는 변호사의 정보를 통합검색으로 제공하면 해당 인물이 (업계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면서 “보호 차원에서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노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률 시장에서 정보기술(IT) 기반 리걸테크 스타트업과 변협 등 기존 산업 종사자 간 충돌은 현재진행형이다. 변협은 지난 2015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로톡 등 온라인 변호사 중개 플랫폼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변협은 고발이 불발되자 올해 5월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바꿔 회원들에게 사실상 플랫폼 탈퇴를 종용했다.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는 변협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개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접수하며 맞불을 놨다. 스타트업을 대변하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역시 “변협 조치는 법률 서비스의 접근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리걸테크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사례는 변협의 실력행사가 결국 소비자 정보를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면서 “제2 타다 사태로 번지지 않게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사회적 합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