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중심 AI 시대 이끌겠다...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대학·빅데이터 응용학과 교수

사용자 중심 AI 시대 이끌겠다...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대학·빅데이터 응용학과 교수

인공지능 분야의 판도를 뒤집어 놓을 혁신적 개념이 등장해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사업자나 플랫폼 중심으로 개발·사용돼 온 인공지능(AI)을 사용자 중심으로 전환한 개념. 이른바 '사용자 중심 인공지능(UCAI:User Centric AI)'이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학·빅데이터 응용학과 교수는 AI 응용 분야 최고 권위자다. 그는 AI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인공지능학회(AAAI)로부터 1995년, 1997년, 2020년 등 세 번이나 혁신적인공지능응용상을 수상했다. 2006년에는 사용자 중심의 결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한 논문을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 전자상거래 학술대회(ICEC)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AI와 비즈니스 모델을 20여년간 연구해 온 그는 하렉스인포텍(대표 박경양)과 함께 UCAI 연구결과를 최근 공개하고 이를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2006년 모바일이 강력해지면 사용자 신용카드 정보 등 금융 정보가 사업자의 POS로 가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의 계좌 정보가 사용자의 휴대전화로 가는 방식으로 결제시스템이 바뀐다는 연구를 발표했고, 이것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하렉스인포텍은 세계 최초로 사용자 중심 모바일 결제를 내놓은 회사로, 사용자 중심 AI 서비스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같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용자 데이터를 거대 플랫폼 사업자가 독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사용자 중심은 사용자의 가치를 높여 사업자도 이익을 얻는 개념으로 지속가능한 플랫폼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최근 하렉스인포텍에 연구소를 개설하고 본격 연구에 돌입한 이 교수를 만나 UCAI에 대해 물어봤다.

사용자 중심 AI 시대 이끌겠다...이경전 경희대학교 경영대학·빅데이터 응용학과 교수

-사용자 중심 인공지능(UCAI)을 간단히 정리한다면.

▲UCAI의 기본원칙은 사용자 정보를 최소한으로 사용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동시에 기업이 보유한 사용자 정보를 사업자간 상호 공유하거나 통합하지 않고 안전하고 공평하게 협력한다는 것이다. 이 원칙 하에서 가능한 AI 기술 구조를 설계하고 그 안에서 가능한 서비스를 도출한다. 사용자에게 적절하고 새로우면서도 혜택을 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추천, 사용자 효용을 높이는 동시에 역량을 계발하는 이른바 '디지털 미 서비스'가 가능하다. 현재는 메타버스 환경에서 청년의 창업 역량을 배양하는 '디지털 미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무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프랜차이즈, 전통시장 등 거대 플랫폼이 아닌 사업자들도 UCAI 기반 추천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고객의 유입과 재구매, 업셀링, 크로스셀링 등 판매 촉진 효과를 누리며 성장할 수 있다. 이렇게 UCAI 기술을 사용하는 공유플랫폼을 통하면 거대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와 데이터 효과에 맞서 중소사업자들이 경쟁할 수 있다.

-연구 1, 2단계를 마쳤다고 들었다. 무엇을 얻었나.

▲방법론 측면에서 보면 1단계는 UCAI 구조를 잡는 연구였고, 2단계는 자연어 처리 딥러닝 방법론을 써서 추천시스템을 만들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본다면 1단계에서는 소상공인이나 중소사업자에게 유리한 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대기업은 인력, 자금, 데이터가 있어 자체적으로 AI를 개발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소상공인은 데이터나 인력, 자금여력이 부족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소상공인끼리 서로 협력만 하더라도 양질의 AI를 만들 수 있다. 연구를 통해 소상공인에 도움이 되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시작하는 3단계에서는 무엇을 연구하나.

▲3단계는 개발된 시스템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정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3개월의 시간을 들여 사용자나 사업자가 개발한 시스템 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예컨대 연합학습 구조를 개발해 사업자가 연합해서 AI를 학습시킬 수 있다.

2단계 개발한 것을 울산페달 같은 현업에 적용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만드는 것도 3단계의 목표다. 올해는 3단계 끝나면 개발하고 탑재하는 4단계까지 계획하고 있다. 내년에는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하렉스인포텍은 UCAI를 어떻게 실현하는가.

▲함께 연구하는 하렉스인포텍은 UCAI를 실제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기업이라고 보면 된다. 하렉스인포텍은 사용자 중심 결제 공유플랫폼 '유비페이' 서비스 기업이다. 상품명, 상점명, 구매기록을 자연어 그대로 활용하는 추천 알고리즘 'N-ECF'를 개발해 성능을 확인했다. N-ECF 알고리즘은 여러 상점을 고객으로 가진 결제사의 특성을 극대화한다. 이 알고리즘은 하렉스인포텍이 국내시장을 넘어 다국적, 다언어 상황에서도 단일 알고리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게 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군인공제회를 비롯한 일부 기관에서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으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사우디, 에티오피아, 가나 등 해외시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추천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