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홍희기 경희대 교수 "환기, 백신만큼 시급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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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기 경희대 교수
<홍희기 경희대 교수>

“집단면역까지는 아직도 시간이 걸립니다. 환기야 말로 실내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안입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 전문가인 홍희기 경희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환기 전도사'가 됐다. 1년 반동안 밀폐된 공간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일어난 사례가 수없이 보고된다. 그와 더불어 환기를 통해 얼마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는지 국내외 수많은 실험과 연구결과를 통해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환기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동선 관리한다며 막아 놓은 문, 에너지 절감을 이유로 꽉 닫은 창문, 오래된 건물이라는 이유로 방치된 환기설비…. 홍 교수는 이런 상황을 보면 애가 탄다. 환기 중요성은 강조하면서도 자연환기에만 매달리는 것 역시 안타깝다.

홍 교수는 “창문을 열 수 없다면 환기설비라도 설치해야 한다”며 “설치비까지 해도 40만원도 안 되는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홍 교수는 신재생에너지 설비 전문가다. 환경과 에너지 관련 건물 설비를 주로 연구한다. 에너지 설비 전문가가 왜 코로나19 방역에 대해 나서느냐고 할 수 있지만, 초유의 감염병 사태에 대한 대안은 사회 전 분야에서 찾아야 한다. 감염병이나 바이러스 전문가만 나서서는 방역에 성공할 수 없다.

홍 교수가 발벗고 나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파주 S커피숍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부터다. 당시 커피숍 안 밀폐된 공간에서 음료를 마시던 수십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공기 중 바이러스 농도를 낮춰 감염 위험성을 떨어뜨리는 것이 바로 환기다. 다중이용시설에서 에어컨을 통한 감염 사례가 수차례 확인된 만큼 강력한 환기 지침이 필요하다. 독일 등 해외에서는 식당, 카페 등이 강제환기를 하도록 규제한다. 지난해 대한설비공학회는 중앙방역대책본부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등에 환기 권고를 제안하기도 했다. 환기시설이 없으면 30% 이상을 개방하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경우에는 창을 최소 15% 이상 개방해 상시 연속 환기할 것을 권고했다.

홍 교수는 “에너지 과다 소비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지만 창 15% 개방 시 냉방에너지는 8.8% 증가한다”며 “30% 개방한다고 해도 15.5% 증가하는 데 그친다는 게 실험 결과”라고 설명했다.

설비공학회는 오는 10월 기계환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감염병과 환기 관계를 연구하기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도 환기는 공기 질을 위해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하루 세 번 환기하라는 현행 환기 지침은 너무 부족하다”며 “면제되는 공간이 커 심지어 사각지대가 많다”고 우려했다. 이어 “환기는 백신만큼 시급한 과제”라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연구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