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벤처기업 육성 열기가 지방자치단체 단위로 확산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소셜벤처 육성을 위한 별도 조례를 제정하며 지원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소셜벤처기업 요건 법제화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오는 30일 '서울특별시 소셜벤처 지원에 관한 조례'를 공포 및 시행한다. 소셜벤처의 정의와 함께 소셜벤처 기본계획 수립, 소셜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소셜벤처허브의 설치·운영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소셜벤처 창업과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 경영·재정 지원을 수행한다. 소셜벤처지원위원회도 설치해 주요 사항을 자문·심의한다.
광역자치단체 단위에서 소셜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별도 조례가 제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소셜벤처 육성을 위한 별도 조례를 제정한 것은 기초자치단체인 서울시 성동구가 유일했다.
지난 7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 시행으로 소셜벤처기업의 개념과 범위가 법으로 정해진데 따른 것이다. 소셜벤처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통합적으로 추구하는 기업으로 법에 정의돼 있다. 기술보증기금에서 혁신성과 사회가치를 따져 소셜벤처 여부를 판별한다.
향후 여타 지자체에서도 조례를 제정해 소셜벤처기업 지원 체계를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각 지자체에서는 청년창업 지원 조례, 벤처기업 지원 조례 등에 근거해 소셜벤처기업 지원 사업을 벌여왔다. 주로 창조경제혁신센터 같은 지역 지원기관에서 관련 사업을 펼쳐왔다. 소셜벤처 관련 개념이 법으로 명확히 규정된 만큼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정식 지원체계를 꾸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인천시에서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지역 소재 대학과 연계해 소셜벤처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도시재생, 복지, 환경 등 인천시 현안을 대학생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해결한다는 방안이다.
대구시에서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사회문제해결형 비즈니스모델 발굴 지원 △지역 소셜벤처 투자연계 사업 △임팩트뉴딜 협력사업 등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신규 소셜벤처 30개사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경북도 역시 올해 지원 사업을 본격 개시했다. 경북도에서는 지난해에도 경북형 소셜벤처 발굴을 위한 사업을 타진했지만 갑작스런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로 사업이 밀려 시행된다. 경북의 자연과 환경, 문화, 역사 등을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벤처를 발굴하는 게 목표다. 이 밖에 대전시에서도 소셜벤처 거점공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도 확대될 전망이다. 기술보증기금에서는 소셜벤처 판별 기준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소셜벤처가 창출하는 사회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들여다 보고 있다. 중기부에서도 소셜벤처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소셜벤처 육성을 위한 논의가 단순히 기존 사회적기업의 혁신이라는 관점으로 제한을 두기보다는 보다 넓은 범위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위한 담론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