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독립강소기업]<6>비츠로셀 "리튬일차전지 세계 1위 넘어 이차전지 소재·부품 기업으로"

1987년에 설립된 비츠로셀은 30년 넘게 리튬일차전지 분야만 집중 연구개발(R&D)해 온 소부장 강소기업이다. 리튬일차전지는 충전 없이 사용하는 것으로 한 번 사용하고 버린다. 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고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극한 온도에서도 사용 가능해 장기간 교체 없이 사용해야 하는 산업이나 가혹한 환경에서 사용해야 하는 에너지 및 군수 분야 등에 유용하다.

비츠로셀은 국내 시장 점유율 90%다. 독보적 1위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톱3'에 꼽힌다. 특히 비츠로셀은 세계에서 리튬 일차전지와 EDLC(Electric Double Layer Capacitors)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 및 지식재산권 등록만 144건에 달한다.

최근에는 리튬일차전지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필름형 인쇄전지 등 신제품 출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1월 초박형 필름전지 제조업체인 '플렉스파워'를 인수해 초박형 필름전지 사업을 시작했다. 초박형 필름전지는 의료용, 미용 패치, 스마트 카드, RFID 통신, 웨어러블 기기 등 활용이 무궁무진하다. 향후 사물인터넷(IoT) 시장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도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특수목적용 이차전지 양산설비 구축도 완료해 생산을 시작했다. 이는 차량용 비상호출 시스템(e-Call), 스마트 미터기, 자산 추적장비 등에 적용 가능하다.

내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인 제2센터 'BoT(Battery of Things)'로 초박형 필름전지를 포함한 이차전지, 이차전지 소재 및 부품 등을 이전해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비츠로셀의 당진 스마트캠퍼스 전경.
비츠로셀의 당진 스마트캠퍼스 전경.

올해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비츠로셀은 최근 글로벌 스마트 미터기업체인 L사와 다년계약에 성공했다. L사를 통해 영국 최대 가스회사인 브리티시가스(British Gas)에 리튬일차전지를 납품할 예정이다. 영국은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미터기 시장이다. 비츠로셀은 영국에서 향후 2년 내에 1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회사는 전자신문이 주관한 제1회 기술독립강소기업 대상에서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상을 수상했다. 한국거래소 선정 '2021 코스닥 라이징 스타'에도 이름을 올렸다.

장승국 비츠로셀 대표는 “비츠로셀은 리튬 일차전지 세계 1위를 넘어 리튬 이차전지 소재·부품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면서 “궁극적으로 모바일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 있어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기업(The Only One)'이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츠로셀 '결단의 순간'은

비츠로셀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거듭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2017년 4월 생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전소됐다. 설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당시 어려움 속에서도 단 한 명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았다. 기존 숙련된 생산인력을 유지했다. 화재 발생 6개월여 만에 임시 공장을 가동했고, 화재 전 판매물량의 80% 이상인 월 70억원의 생산·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비츠로셀은 900억여원을 들여 2018년 4월 기존 거점보다 세 배 큰 '당진 스마트캠퍼스'를 구축했다. 스마트캠퍼스는 원자력발전소 수준 내진 설계를 적용하고, 제품별·공정별 라인을 분리해 총 19개 동으로 구성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업계 최대 규모 신뢰성 시험소도 갖췄다. 종전 대비 공정 효율성을 40% 개선하고 제품 생산력을 세 배 높였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다.

장승국 비츠로셀 대표
장승국 비츠로셀 대표

장승국 대표는 “존폐위기에서 지속적인 투자로 올해 창립이래 최고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내년 하반기에 들어서는 BoT 센터가 비츠로셀의 지속성장엔진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