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친환경 산업화로 탄소소재 수요 확산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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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철보다 가볍고 10배 이상 단단 '강점'
차량용 연료전지·풍력 블레이드 등 수요 급증
효성첨단소재·포스코케미칼, 설비 증설 분주
탄소소재 재활용·CCU 시장 성장세 뚜렷

[기획] 친환경 산업화로 탄소소재 수요 확산 빨라진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국내 탄소소재 수요량연료전지에 사용되는 탄소소재 규모이차전지에 사용되는 탄소소재 규모풍력발전용 탄소섬유

#코앞으로 다가온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탄소소재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탄소소재 산업은 탄소섬유·인조흑연·활성탄소·카본블랙·탄소나노튜브(CNT)·그래핀탄소 원료로 우수 물성 소재를 생산하고 수요산업에 적용한다. 제품 성능을 높이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기존에도 탄소소재의 고강도·경량화 특성이 주목받았지만 최근 친환경 부품을 만드는 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탄소중립, 친환경 산업화로 탄소소재 수요 확대

우리 정부는 최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이상 감축을 위한 NDC 상향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억9100만톤 감축해야 한다. 에너지를 비롯한 전환 부문은 산업, 수송, 건물 부문까지 합세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가속화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 설비, 친환경차 등 경쟁력 있는 친환경산업 기술 중심으로 시장도 확대돼야 한다. 소재·부품 친환경화에 대한 요구로 탄소소재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탄소소재는 방산·우주, 항공, 스포츠·레저 분야에서 경량·고강도 제품 구현을 위한 소재로 활용됐다. 그러나 최근 수소·전기 차량용 연료전지나 수소 저장용기, 이차전지를 비롯해 풍력 블레이드 등 분야에서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탄소소재 수요만 놓고 볼 때 2020년 기준으로 1만8480톤가량으로 추정된다. 탄소산업진흥원은 2030년에는 국내에서만 약 32만2000톤의 탄소소재 수요가 발생해 연평균 약 33%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친환경 설비, 모빌리티 구현 등을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이차전지나 연료전지 기술이다. 이들 기술 구현을 위한 핵심 소재 중 하나가 바로 탄소소재다. 탄소소재는 알루미늄보다 3배, 철보다 4배 이상 가벼우면서도 10배나 단단해 제품의 무게를 줄이고 내구성을 높이면서 전주기 관점에서 볼 때 에너지 효율을 높여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범용 탄소섬유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탄소소재 기술력은 선진국 대비 최고 90% 수준에 도달했다.

기업은 앞으로 수소·전기차 확대 등을 고려해 탄소소재 공급 기업들 또한 발빠르게 설비를 증설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탄소섬유 생산을 시작한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융복합 얼라이언스 투자협약을 계기로 전주시 탄소국가산업단지 내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2개 증설해 연간 6500톤 규모로 추가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포항 블루베리산단에 2500억원을 들여 인조흑연 국내생산을 위한 기술개발 및 투자 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있었던 탄소소재 경쟁력 강화 성과보고회서 탄소융복합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R&D 사업 규모 확대, 기술인력 양성, 실증과제 지원 확대 등을 요청하는 등 미래 산업수요를 대비한 탄소산업 육성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수요·공급 기업 협력으로 탄소복합재 활용 저변 넓혀

정부는 지난 4월 모빌리티, 에너지·환경, 탄소중립 등 12개 분야, 약 100개 기업을 중심으로 탄소소재 융·복합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탄소소재 수요·공급 기업 간 워킹그룹을 운영해 탄소융복합 산업 활성화를 위한 활동을 지속했다.

지난 15일 진행된 탄소소재 경쟁력 성과보고회에서는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을 비롯해 전북도, 탄소소재 관련 기업 및 유관기관 관계자 30여명이 모여 지난 6개월간의 활동을 점검하고 탄소융복합 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R&D), 기반 구축, 시장 확대 및 생태계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6개월간 활동으로 탄소소재 국내 생산 확대, 탄소섬유 복합재 재활용에 의한 탄소섬유 회수기술 사업화를 위한 공장 개설 등 3건 생산 확대협약뿐만 아니라 수소차, 풍력발전에 필수적인 탄소소재·부품에 대한 국내 기업 간 구매확약도 진행했다.

탄소 융·복합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 활동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에너지·환경, 그리고 모빌리티 분야에서 수요·공급 기업 간 활발한 협력체계가 구축됐다는 점이다. 휴먼컴퍼지트는 탄소섬유 복합재 제조 기업인 신성소재와 협약을 맺고 국내 최초로 국산 탄소섬유가 적용된 탄소섬유 복합재 '스파캡(Spar Cap)'을 개발, 대형 풍력블레이드 제작을 위해 부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풍력블레이드용 부품 국산화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부분이다.

비나텍과 에스퓨얼셀은 건물·수소자동차 등에 적용되는 연료전지용 탄소복합소재 분리판에 대한 실증·구매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증가하게 될 수소차 등 연료전지용 분리판 수요에 선제 대응하고 국내 개발 기술 실증을 통한 시장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탄소복합재 등 탄소소재 융·복합 산업 육성을 위한 전담기관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도 지난 3월 출범했다. 탄소산업진흥원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탄소소재 융·복합 얼라이언스를 운영을 비롯한 산업육성 전략을 수립하고 △모빌리티 △에너지·환경 △방산·우주 △라이프케어 △건설 등 5대 핵심 수요산업을 중심으로 수요시장을 확대해 2030년까지 탄소융복합 분야 전문기업 1600개를 육성하고 매출 50조원, 수출규모 1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또 국내 기업 간 교류 확대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국내에서 생산된 탄소소재가 국산 부품·제품 개발에 활용되도록 기여한다.

◇탄소소재 재활용으로 고강도 경량 소재 활용 가능

탄소소재는 '소재-중간재-제품-사용'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관점에서 볼 때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주요 구조 부재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적용할 경우, 차량 라이프사이클(10년)을 고려한다면 자동차 1대당 이산화탄소 5톤을 감축시킬 수 있다.

탄소소재는 재활용을 하더라도 원소재의 물성이 상당부분 유지되는데, 이미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는 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활용해 탄소섬유를 추출하는 재활용 기술이 개발되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2016년 KIST가 탄소소재 재활용 원천기술 개발했다. 카텍에이치에 기술이전을 완료해 탄소섬유 재생 탄소섬유 양산에 성공했다.

탄소소재 융·복합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이기도한 카텍에이치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1kg당 10달러(약 1만1000원) 이하의 비용으로 CFRP를 재생하는 기업이다. 화학적분해법을 통한 탄소섬유 재활용 기술은 낮은 온도에서 에폭시 제거가 가능해 탄소섬유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상률을 크게 줄여 폐 CFRP 150kg에서 탄소섬유 100kg 정도를 추출할 수 있다.

탄소섬유 재활용을 위해서는 주로 수명이 다한 항공기나 자동차 차체 등으로부터 탄소섬유를 얻는 방식을 택하게 된다. 그동안 산업폐기물로서 소각처리되거나 매립되었던 이들 폐자재를 이용한 재활용 기술로 저가의 탄소섬유 재생산이 가능해진다면, 고도의 물성을 요구하지 않는 건축용 보강재 등에도 탄소섬유가 활용 될 수 있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의 내구성을 높이는 소재로서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용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CCUS로 탄소자원화 가능…탄소중립 위한 또 다른 기회

탄소소재가 미래 친환경 산업을 이끄는 핵심 소재로 각광받는 이유는 이 뿐만이 아니다.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을 통해 탄소(C)와 산소(O2)를 분리하는 기술을 통한 탄소소재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하고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을 위한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을 적극 활용하기로 하면서 공기 중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저장과 활용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합동연구단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국내 탄소포집·저장(CCS) 유망구조 저장능력이 약 7억3000만톤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추가 탐사 등을 통해 최대 11억6000만톤가량 저장공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CCS를 위한 저장공간 확보, CCS를 위한 저장소 개발, 기술 안전성 등의 여러 문제들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게 탄소포집·활용(CCU)기술로, 공기 중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바로 활용함으로써 저장 공간 마련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국내 철강 업계에서 발생하는 연간 80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지 않고 활용할 경우 9.6조원이 절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CCU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이미 국내외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수소, 일산화탄소, 탄소 등 재활용 가능한 물질로 만들어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특히 공기 중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 중 탄소를 분리하는 자원화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이산화탄소 1000만톤 중 탄소소재 100만톤 생산이 가능해 질 수 있다. 탄소소재는 제품에 적용될 경우 에너지 절감 등 환경적 효과도 창출 가능해 자원화를 통한 탄소 소재화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풍력블레이드에 사용되는 탄소섬유 1톤 당 5만톤의 이산화탄소 절감이 가능하며, 항공기의 경우에는 톤당 1400톤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30년까지 모빌리티, 에너지·환경 등 주요 산업에서 탄소소재 5만톤이 사용될 경우 3억3000만톤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