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줌인]가상자산 대선 공약에 “진흥정책 환영, 디테일은 부족”

공신력 있는 시장 조성 방점
2030 성장사다리 갈망 보듬어
업계 자율 기반 유연한 규제
코인마켓 거래소 대책 아쉬워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두나무에서 열린 가상자산거래소 현장 간담회에서 업계 관계자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이재명 후보 유튜브 채널 캡처)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두나무에서 열린 가상자산거래소 현장 간담회에서 업계 관계자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이재명 후보 유튜브 채널 캡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모두 가상자산 공약의 핵심은 개미투자자 보호다. 관련 기본법을 마련해 정부가 관리하는 공신력 있는 시장을 조성하고, 과세는 유예해서 시장 활성화와 투자자 이익증대를 꾀한다는 접근이다. 청년세대의 성장 사다리에 대한 갈망을 보듬는 측면도 있다. 가상자산 시장은 많은 논란에도 취업난과 정체된 임금, 부동산 고공행진 문제에 직면한 2030세대의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두 후보 모두 규제가 아닌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가상자산 정책을 설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와 투자자들도 환영의 뜻을 보였다. 현 정부가 가상자산 과세를 포함해 규제 일변도 정책을 보인 것과 상반된 공약이 반갑다는 반응이다.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코인 투자 수익에 대해 5000만원까지 비과세,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및 디지털산업진흥청 설립, 국내 코인발행(ICO) 허용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 역시 가상자산 법제화 마련, ICO 및 STO(증권형 가상자산 발행) 등을 내세워 양 후보의 공약이 방향성 측면에서는 대동소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같은 날 진행된 이재명 후보 간담회에서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투자자 보호 차원의 입법도 중요하지만 포괄적인 사전 규제가 아니라 업계 자율에 기반한 유연한 규제가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면서 “입법과 관련해서도 전 세계적으로 사례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업계와의 적극적인 교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아쉬움도 있었다. 이재명 후보와 간담회에 은행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확보한 4개 원화마켓 거래소만 초대된 것을 두고 코인마켓을 운영하는 중소형 거래소는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예산 지원 등 산업 진흥에 대해 더욱 세분화된 정책이 제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ICO·STO 등은 업권법부터 제정되고 가상자산 개념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게 이뤄진 다음에 진행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발급 문제가 여야 후보 공약 모두에서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실명계좌 문제는 중소형 코인마켓에는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현안이다. 신고 수리가 이뤄진 24개 가상자산거래소 중 고팍스, 포블게이트, 프로비트 등을 포함한 20곳은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해 코인마켓으로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한국핀테크학회는 “코인마켓 거래소는 원화마켓 거래소와 동일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단지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계좌를 받지 못해 원화마켓을 열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코인마켓 거래소가 줄폐업이라도 한다면 3조7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임을 감안하여 이들의 은행실명계좌 발급 대안도 강구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