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자] "액화수소 생산·저장기술 선도" 하동우 KERI 극저온기기연구센터장

하동우 KERI 극저온기기연구센터장이 제로보일오프 장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하동우 KERI 극저온기기연구센터장이 제로보일오프 장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하동우 한국전기연구원(KERI) 극저온기기연구센터장은 액체수소 생산·저장기술 분야 선도 연구자다.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액체수소를 효과적으로 생산하고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제로보일오프(Zero Boil-off)' 기술을 개발했다.

하 센터장은 “'제로보일오프'는 수소 기체를 극저온으로 냉각해 액화하는 기술이다. 수소액체 저장 용기에 적용하면 온도 변화로 기화되려는 수소를 재응축해 액체로 되돌린다”며 “이 기술로 액체수소 40리터를 생산하고, 용기에 담아 2개월 동안 기화 손실 없이 보관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액체수소는 기체수소(수소가스)를 극저온(-253도)으로 냉각해 만든다. 수소가스 대비 부피가 800배나 작아 보관과 운송이 용이하고 안전성도 높다. 운송 효율은 7배 이상이다.

하지만 수소를 액화하고 이를 손실 없이 저장·운송하려면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하 센터장은 “우선 수소가스를 극저온에서 냉각해야 하고, 액화 후에는 다시 기화하지 않도록 온도 상승을 비롯한 환경 변화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안정성뿐만 아니라 저장·운송 측면에서 경제적 효과까지 뒷받침돼야 상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60~70여개 수소 충전소는 아직까지 가스 형태로 수소를 저장·공급한다. 수소가스를 고압으로 압축해 단단한 탱크나 트레일러에 저장해 사용하고 운반한다. 폭발 위험을 비롯한 안전 문제가 항상 대두됐고 저장·운반 용기도 무거워 장거리 운송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제로보일오프'는 액체수소 상용화에 필요한 손실 최소화, 장기 저장과 운송, 안전성 등 여러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액체수소는 부피가 작고 고압에 따른 폭발 위험이 낮다. 수소 저장용 부지를 줄이고 반대로 저장량은 대폭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장과 운송 안정성은 수소 관련 시설에 대한 주민 수용성 확보에도 용이하다. 운송의 경우 기체 대비 7배가량을 한번에 운송할 수 있다.

KERI는 이 기술을 수소 장비 제조기업에 이전하고 액화수소 장비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 수소충전 인프라는 물론 수소차, 수소선박 등 수소모빌리티에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도 추진한다.

KERI에서 20년 이상 초전도 관련 연구를 수행해 온 하 센터장은 “초전도 연구 노하우를 극저온 냉각 기술과 접목해 제로보일오프 기술을 개발했다”며 “액체수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생산·저장하는 것은 물론 장거리 이송을 비롯해 폭넓게 활용할 수 있어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정책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