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트렌드]패션업계, ESG경영 화두에 '컨셔스 패션' 열풍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패러다임은 이제 산업계 전반에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 그 중에서도 탄소 중립 시대에 발맞춘 지속가능성, 윤리적 소비 등은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화두다. 패션 업계 역시 환경을 고려한 '컨셔스 패션(양심적 패션)' 열풍이 대세로 떠올랐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양심적 패션 시장' 규모가 2019년 63억5000만달러(약 7조6100억원)에서 2023년 82억5000만달러(약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켓트렌드]패션업계, ESG경영 화두에 '컨셔스 패션' 열풍

국내 패션계 역시 친환경 가치를 중심으로 한 ESG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재활용 폴리에스터 섬유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며 비건 소재를 활용한 패션 기업의 시장 진출도 늘고 있다. 올해 역시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원사 활용, 친환경 포장재 및 의류 택 개발, 지난 시즌 재고 리사이클링 등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환경과 소비자 모두를 위한 제품을 내놓으며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뮬라'는 통기성이 좋으면서도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원사, 소재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활용하고 있다. 특히 애슬레저 룩 '뮬라웨어'는 너도밤나무 추출물을 활용한 '모달', 유칼립투스나무 원료를 이용한 '텐셀' 원단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여 왔다. 작년 FW 시즌부터는 리사이클 소재 원단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PET607 소재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폴리' 원단을 선보이고 이를 적용한 '에코 플리스 자켓 베스455트 세트'를 출시했다. 해당 자켓은 한벌 당 수십개 페트병이 재활용되며 100% 리사이클 원단만으로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뮬라웨어는 리사이클 소재의 자켓, 숏슬리브, 팬츠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LF몰 스토어 군산헤지스점
LF몰 스토어 군산헤지스점

LF는 지난해 7월 패션업계 최초로 친환경 포장 시스템인 '카톤랩(CartonWrap)'을 도입해 주목 받았다. 카톤랩은 제품 포장 과정 전반을 자동화하고 포장 폐기물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것이 특징인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이다. 제품을 투입구에 넣으면 각각의 제품 크기에 맞춰 박스가 제작된 후 포장, 운송장 부착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박스와 포장용 OPP 테이프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스티로폼, 에어백 등 포장 완충재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도 돼 이로 인한 낭비를 줄일 수 있다. LF는 카톤랩 도입으로 연간 약 25%(410톤)의 포장 박스와 약 90%(0.2톤)의 OPP 테이프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부피가 작은 상품 포장을 위해 사용한 비닐(연간 약 66톤) 사용도 하지 않게 돼 환경 보호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켓트렌드]패션업계, ESG경영 화두에 '컨셔스 패션' 열풍

올해로 10년차를 맞이한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의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는 패션 브랜드의 고민 중 하나인 '재고'를 활용한 솔루션을 제안하는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다. 래코드는 버려지는 의류 외에도 군(軍)에서 사용했던 텐트, 낙하산, 자동차 에어백과 카시트 등의 소재를 재활용한 제품을 선보인다. 단추, 지퍼, 태그 등 버려지는 부자재를 모아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또 새터민과 싱글맘, 난민, 장애인 등 사회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사람들을 고용해 의류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작업을 맡겨 ESG 경영에 부합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에 위치한 코오롱스포츠의 친환경 오프라인 공간 솟솟리버스에도 자리하며 고객과 친환경 실천 경험을 공유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래코드가 지향하는 바에 공감한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협업 컬렉션 및 전시, 파트너십 등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마켓트렌드]패션업계, ESG경영 화두에 '컨셔스 패션' 열풍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최근 아시아 최초로 '코튼 메이드 인 아프리카(CmiA)'의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친환경 원단뿐 아니라 부자재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2025년까지 의류 70% 이상을 지속가능한 제품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코튼 메이드 인 아프리카'는 지속가능한 면화를 생산하기 위해 아프리카 농부에게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국제 표준이다. 기계 대신 사람이 직접 손으로 채취해 불필요한 자연 훼손을 방지한다. 아프리카 자연 강수를 활용해 일반 면화가 1㎏당 평균 1563ℓ 물을 사용하는 데 반해 2ℓ 정도 물만으로도 재배가 가능해 전 세계 유명 브랜드와 기업, 다양한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자주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단추 및 코튼 메이드 인 아프리카 인증 면화를 도입해 고품질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며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보호에 앞장설 계획이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