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산업 1세대' 구자학 아워홈 회장 별세…향년 92세

고(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
고(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

산업 1세대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지난 12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구 회장은 최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던 중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는 15일까지 서울 아산병원에서 4일간 치러진다. 당초 구본성 전 부회장이 가족장을 계획했으나 아워홈 창업주임을 고려해 회사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발인은 15일 오전이며 장지는 경기도 광주공원 묘원이다. 장례위원장은 강유식 LG그룹 고문이 맡았다.

구 회장은 지난 1930년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령으로 예편했으며 지난 1957년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셋째 딸 이숙희씨와 결혼했다. 이후 럭키 대표, 금성사 사장, 럭키금성그룹 부회장, LG반도체 회장, LG건설 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00년 구 회장은 LG유통 식품서비스 부문을 독립시켜 아워홈을 설립했다. 회사를 20여년간 이끌면서 설립 당시 2125억원이었던 아워홈 매출을 지난해 1조7408억원으로 8배 이상 성장시켰다. 단체급식사업과 식재유통사업을 바탕으로 식품·외식·기내식·호텔운영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6월 아워홈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지 못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최근까지 회장 직함은 유지했지만 고령으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은 6년째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016년 대표로 선임된 구본성 전 부회장은 지난해 보복 운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회사에서도 해임됐다. 당시 여동생인 구미현·구명진씨와 구지은 부회장이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구 전 부회장이 지분 38.6%, 구미현·구명진·구지은 세 자매가 합산 지분으로 59.6%를 보유하고 있다.

공식 조문은 12일 오후 2시부터 시작했다. 유족으로는 부인인 이숙희 여사를 비롯해 장남인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 딸 구미현씨, 구명진씨,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사위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 등이 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