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만 남은 KPGA, 팬 피로감도 '빨간불'

집회장으로 얼룩질뻔한 프로골프 대회장... 불씨 '여전'
피로감 높아진 골프팬, '인내심 한계'
협회장과 노조의 대화가 문제해결 열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노사갈등에 결국 선수회까지 나섰다. 팬들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시즌 개막전 대회장 인근에서 집회중인 KPGA 노동조합.
<시즌 개막전 대회장 인근에서 집회중인 KPGA 노동조합.>

시즌 개막 뒤 대회 준비에 몰두해야 하는 선수회가 나서 갈등 봉합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다행히 선수회가 노조를 설득해 대회장에서 대규모 집회가 벌어지는 상황은 막았다.

허준 KPGA 근로자대표는 “개막전 대회장 인근 소규모 집회에 이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때는 상급 노동조합 방송차량 지원 등을 통해 대규모 집회를 준비했지만 선수회와 협의한 끝에 집회를 보류하고 파업인력 현장 투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와 사측은 상반된 주장을 내놓으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일각에선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노조 파업과 고발에 협회 집행부는 직장폐쇄 압박으로 대응했다. 협회 집행부는 지난 1월 사법기관의 판단에 따라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던 A부장을 징계·해고하는 등 노조에서 주장하는 불합리한 사안을 바로잡는데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 입장은 다르다. 제기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 사태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측은 결국 골프 팬이라는 시각에 힘이 실린다. KPGA 파업에 따른 베테랑 운영인력의 공백과 잡음으로 프로골프를 즐겨야 할 팬들이 온전히 경기를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선수들도 대회 준비에 집중하기 힘들다. 실제로 선수회가 나서지 않았다면 12일 개막한 우리금융 챔피언십 대회장은 대규모 집회장이 될 뻔 했다.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다. 선수회의 노력에 따른 일시적인 보류인 만큼 불씨는 여전히 남은 셈이다.

구자철 KPGA 협회장은 취임 후 코로나 위기속에도 신규대회 창설 등 KPGA투어 확대에 기여했다. SNS채널을 통한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하루 종일 남자프로골프 발전만을 생각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열심이다. 그럼에도 노조의 대화 요청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구자철 회장 취임직후 코로나 위기가 덮쳐왔고 같은 해 노조까지 설립됐다. 새 집행부 입장에서는 마뜩치 않은 상황이 이어졌고 이전 집행부 때의 과거일까지 현 집행부의 잘못으로 비춰진 것도 불편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22년 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당장 이번 주부터 6월 말까지 매주 대회가 이어진다. 분명한 것은 이번 사태로 인해 한번 발길을 돌린 팬들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