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32〉미래 자동차 핵심역량, 경량화 소재 기술에 달렸다(1)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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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간 동안 가장 크게 변화한 산업군을 하나만 꼽으라면 대부분 사람들은 자동차시장을 꼽을 것이다.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 공유자동차 등 여러 화두가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운행 방식 변화는 단순히 배터리, 전장 등 자동차 내부 일부와 소프트웨어에 국한된 변화만은 아니다. 일례로 배터리와 같은 친환경차 전용부품은 무거운 중량으로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중량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량이 무거워질수록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차량 경량화 기술은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차량 경량화에 대한 산업적 수요는 소비자 인식 변화에 크게 기여한다. 미국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37%가 연비를 자동차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고 조사됐다. 변화의 이유는 지속적 유가 불안정 상황과 환경에 대한 인식 고조와 함께 대두된 것으로 보인다.

연비 개선 기술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엔진 및 구동계(파워트레인)를 개선하는 방법이다. 높은 연비 개선 효과에도 불구하고 상당 부분 완성된 기술로 추가적 기술개발에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는 공기역학적 디자인 설계로 공기저항을 최소화해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다른 기술에 비해 비용은 적게 들어가나 획기적 효과를 위해 유선형 형태의 일괄적 디자인을 적용해야만 한다. 즉 수요와 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소비자와 제품 다양성을 충족하기에 어려움이 크다.

세 번째 방법으로는 배터리 전기차, 수소전기차,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대체 에너지를 활용하는 차종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상적 방법이지만 단기적으로 적용 확대가 쉽지 않으며 추가 적용 비용과 인프라 구축 비용이 수반되는 한계점을 보인다. 반면 경량화 소재 개발을 통한 차량 경량화 방법은 적용 주기가 짧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개선 여지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 연비를 개선하는 방법 중 소재 경량화는 변화에 따른 리스크, 비용 상승 등 이유로 미뤄왔던 것으로, 기타 경량화 방안 대비 개선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

단순한 연비 향상과 소비자 인식뿐만 아니라 환경 규제도 경량화 소재 개발 등 새로운 기술개발이 절실히 요구되는 요인이다. 환경 규제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완성차 기업은 판매제한과 같은 소극적 제재가 아닌 기준 초과 차량 대수별 벌금을 부여하는 방식의 강화된 제재를 받기 때문에 기업 수익성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은 0.1mpg당 5.5달러 벌금을 판매 차량 전체에 부과하는 방안을 세우고 있으며 유럽은 초과배출량 기준 5~95유로의 누진 벌금을 부과해 왔다.

자동차를 가볍게 만들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그동안 자동차가 점점 더 무거워져 왔기 때문이다. 편의성과 안전성이 이유다. 편의성, 안전성에 대한 수준을 높이면서 관련 기능성 부품 적용이 증가함에 따라 자동차 중량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토요타 코롤라의 경우 공차무게가 1992년 1090㎏에서 2013년 1255㎏, 2014년 1300㎏으로 증가했다. 자동차 연비를 개선하기 위해 경량화 소재 대체와 같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차량 경량화는 가장 효과적 연비 개선 방법이다. 자동차 연료 소비의 약 23%는 차량 중량과 관련이 있다. 무거울수록 연료 소비가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연료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극복하고 1회 충전당 주행거리 내연기관 자동차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차량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1500㎏ 승용차 무게를 약 10% 줄일 경우 연비는 4~6%, 가속 성능은 8% 향상된다. 제동 정지거리 단축, 핸들 조향능력 향상, 섀시 내구수명 증가, 배기가스 감소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차량 경량화는 단순히 무게만 감소시키는 게 아니라 제동 안정성 향상을 기본 요건으로 만족시키면서 제조단가, 생산성 및 강도를 함께 개선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기술적 노력이 필요하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