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위성통신서비스 스타링크가 2023년 한국 시장에 진입한다.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위성통신 서비스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주 패권경쟁에 관심이 고조된 반면에 국민 생활과 밀접한 첫 위성통신 시장을 외국기업이 선점할 공산이 높아졌다.
스타링크는 홈페이지에 한국을 '커밍 순'(Comming Soon)으로 표시하면서 '2023년 서비스 시작'이라고 명시했다. 스타링크의 한국 진출 시기가 구체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링크는 올해 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이 로스앤젤레스(LA)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 진출 의지를 처음 확인한 데 이어 준비를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스타링크에 따르면 '커밍 순'은 커버리지 확보 또는 진입규제 대응을 하고 있는 국가다. 인프라 준비를 완료하고 내년까지 기간통신사업자 등록 등 규제 관련 절차가 완료하는 대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의 경우 한국과 동일한 커밍 순 국가로 표기, 출시 시점을 2022년 3분기로 정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스타링크는 한국 출시를 위한 준비를 상당 부분 진척시켰다. 스타링크의 저궤도 통신위성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동남아시아 지역에 커버리지를 구축했다. 이용자가 위성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지상 인터넷망과 연결하는 게이트웨이가 필요하다. 스타링크는 일본 KDDI를 백홀 사업자로 선정해서 지상 게이트웨이를 구축했다. 한국과 근접한 곳에 게이트웨이가 구축된 만큼 곧바로 서비스가 가능할 정도로 기술 준비를 완료했다는 의미다.
실제 스타링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간통신사업자 등록 방법 등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외국법인은 주요 기간통신사에 대해서는 49%만 지분을 소유할 수 있고, 나머지 경우에는 공익성 심사를 거쳐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까지 허용한다. 이에 따라 스타링크가 한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자체 법인을 설립해 기간통신사로 등록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022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외국기업이 위성서비스를 직접 제공할 수 없도록 한 제도를 무역장벽으로 지목하며 이의 해소를 압박하기도 했다. 스타링크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세계시장 선점을 가속화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스타링크가 내년 한국에 진출할 경우 도심항공교통(UAM), 도서·산간 지역 등 통신커버리지가 미약한 지역에 롱텀에벌루션(LTE)급 무선통신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통신 전문가는 “누리호 발사로 뉴스페이스 시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며 “국민생활과 밀접한 위성통신 분야를 외국기업이 선점하기 전에 한국 기업과 정부가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