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33〉미래차 핵심역량, 경량화 소재 기술에 달렸다(2)

[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33〉미래차 핵심역량, 경량화 소재 기술에 달렸다(2)

향후 5년간 주목해야 할 산업을 하나만 꼽으라면 저마다 다른 의견을 제시할 것이다. 향후 10년간 주목해야 할 산업에 대한 의견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산업적으로 향후 100년 이상 지속될 테마 내지 키워드를 하나만 꼽으라면 아마 '환경산업' 이외에는 다른 분야를 찾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환경산업은 단순히 신재생에너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여타 모든 산업군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환경 규제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자동차 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현재 많은 자동차 회사가 친환경 자동차를 구현하는 대안으로 차량 경량화를 선택했다.

차량 경량화 방법에는 어떠한 방식이 있을까?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구조(Design), 공법(Processing), 소재(Materials)적 접근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구조의 경량화는 최적화된 구조를 구현해 소재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공법의 경량화는 기존 소재를 정교하게 가공, 소재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소재의 경량화는 기존 철강소재를 경량소재로 대체하거나 부분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 중 소재를 변경하는 방법이 다른 방법에 비해 중량 절감 효과가 가장 크지만 재료비 상승 및 개발 기간 장기화로 원가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한계로 현재 완성차 업체는 경제성을 고려해 구조와 공법의 변경을 통한 소극적 경량화 방법을 진행 중이다. 다만 안전 규제 강화 및 편의성에 대한 소비자 요구 증가에 따라 차량 중량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추가 경량화 수단이 뒷받침될 필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향후 획기적 경량화를 추진하기 위해 소재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용 플라스틱은 기존 자동차 부품을 구성하는 강철을 대체해 자동차 무게를 줄여 자동차 경량화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자동차 문, 판넬, 후드, 트렁크 문, 외판, 카시트 프레임 등 자동차에 쓰이고 있는 모든 철재 자리를 플라스틱이 채우게 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차량 소재 구성 변화로 초고장력 강판과 알루미늄, 마그네슘, 탄소섬유 등 경량소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예를 들어 유럽의 2020년 목표를 기준으로 보면, 국내 자동차의 철강 사용비중은 현재 68%에서 41%로 낮아지면서 비철금속 및 합성수지의 사용비중은 각각 12%p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철강소재는 대표적 경량소재인 비철금속계열 알루미늄합금, 마그네슘합금과 합성수지계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대체되며 비철금속과 합성수지는 시장 내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합 관계를 형성하면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은 범용 플라스틱(PP, PE, PMMA, PS, PU 등)의 최대 약점인 열적 특성과 강도, 마모성 등 기계적 특성이 우수한 소재로 그 특성에 따라 범용 EP로 나뉜다. EP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재는 높은 기계적 물성과 열안전성을 가진 PA로 단독 사용보다는 대부분 강화복합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투명소재인 PC는 투명성, 기계적 강도, 내충격성, 치수 안정성 등이 우수하여 유리 대체용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내약품성 및 내후성이 취약, 자동차용 유리창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코팅 기술이 동시에 확보돼야 한다.

다음으로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대안으로 강화 복합소재가 있다. 복합소재는 두 가지 이상의 물질을 혼합하여 더 우수한 물성을 구현한 소재를 의미한다. 기본 구성은 고분자 매트릭스에 첨가제가 추가된다. 최근 소재의 높아진 요구 물성을 만족시킬 수 없어 다양한 복합소재가 개발되고 있다. 높은 기계적 물성과 열 안전성을 가진 복합소재는 엔진룸변부품, 내장부품뿐만 아니라 외장부품으로 확대·적용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PA(Polyamide)-GF 복합소재, 장섬유 강화 복소재(D-LFT), 탄소섬유 강화 복합소재(CFRP) 등이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