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시론]2031년 달(月), 우리가 만든 무인이동체로 누리자!

[ET 시론]2031년 달(月), 우리가 만든 무인이동체로 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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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도움 없이 자율적으로 운행하는 무인이동체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활동 범위도 하늘뿐만 아니라 지상 또는 바닷속으로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사람이 해 오던 활동 가운데에서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일들을 무인이동체가 점점 더 대신하고 있다. 풍력발전기와 같은 100m 이상의 높은 구조물은 사람이 밧줄을 타고 오르내리며 육안으로 안전 점검을 해 왔는데 이제는 버튼만 누르면 드론이 스스로 비행하면서 안전 점검 임무를 수행한다. 더 안전하고 정밀해졌으며, 소요 시간도 사람이 할 때보다 20배 이상 단축됐다. 물류창고에서는 무거워서 작업자의 힘으로 움직이기 어렵던 상품들을 이제는 무인운반차가 상품에 부착된 정보를 읽고 알아서 필요한 장소로 신속하게 나르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우리는 하늘을 나는 작은 드론이 더 이상 그동안 알던 단순한 비행체가 아님을 실감하게 됐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정찰 임무에만 사용되던 드론을 이용해서 러시아 탱크와 탄약고 등 주요 군사 거점을 공격하는 등 비대칭 전력으로 활용, 러시아에 대한 전력 열세를 보완하고 또 반격의 토대를 마련했다. 우리 군도 이런 추세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육군은 드론 부대를 창설했고, 무인체계 중심의 아미 타이거(Army TIGER) 전투체계를 갖추었다. 더 나아가 앞으로 5년 내 우리 군에 적합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시범부대를 운영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인구 감소로 급감하는 병력자원을 똑똑해진 무인이동체로 보완하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5년에 무인이동체 기술개발 및 산업성장전략을 발표했고, 2018년부터 관계 부처들과 함께 무인이동체 산업 엑스포를 개최함으로써 무인이동체 분야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안정된 매출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방, 치안, 소방 등과 같은 공공수요에 맞춘 무인이동체 개발을 지원했다. 조달청과 협력해 우수조달제도와 연계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264억원 규모의 공공용 드론이 공공 구매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내 드론산업의 초기 시장 형성에 기여했다.

해외 기술 선진국 대비 낮은 기술력을 극복하기 위해 센서, AI, 통신, 운용 소프트웨어(SW) 등 핵심 기술 분야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기술 수준은 2017년 세계 최고 대비 60% 수준에서 2021년 80% 수준 이상으로 향상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과기정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범정부적인 노력을 통해 국내 무인이동체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 수는 지난 5년 동안 44개에서 308개로 7배, 참여 인력은 618명에서 3131명으로 5배, 매출액은 537억원에서 6784억원으로 10배 이상 각각 성장했다.

그러나 국내 무인이동체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전히 핵심부품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고, 높은 제품 단가로 대부분의 매출이 민간 시장보다는 공공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아직은 다른 나라 제품에 비해 월등하지 않아 민간 시장에서의 빠른 매출 증가는 쉽지 않다. 이로 말미암아 신제품 개발과 생산시설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어려워지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도 약화하는 등 악순환이 우려된다.

이에 정부는 국내 무인이동체 산업이 지속 성장하고 세계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을 추진하려고 한다. 첫째 무인 이동체 분야 핵심 원천기술 개발 등 독자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국가 안보 확보 차원에서 국방부와 함께 AI에 기반한 무인 전투체계 기술을 개발하고, 해킹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운용하기 위한 사이버 보안 기술을 확보하며, 공급망 이슈 등을 감안해 핵심부품 국산화도 노력한다. 둘째 무인 이동체 관련 민간 시장 확대를 지원한다. 다양한 무인이동체 서비스 산업을 발굴해서 지원하는 한편 성층권 드론, 행성 탐사용 드론 등 특수임무형 무인이동체 개발을 통해 기업들이 새로운 틈새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한다. 또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 민간과 국방 분야에서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드론 핵심부품도 표준화한다. 마지막으로 무인이동체 연구개발 및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산업계 수요를 반영한 석·박사 전문인력 양성과 기업체 재직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중소기업 기술혁신을 지원하고 스타트업 창업을 활성화하는 한편 무인이동체 부품을 제조하는 국내 기업과 플랫폼 제조기업 간 상호 교류 활성화도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 방향들은 관계 부처, 전문가,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해서 올해 말까지 수립 예정인 '무인이동체 기술혁신 및 산업성장 전략'에 반영할 계획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무인이동체의 활동 영역과 용도는 점점 확대되고 다양해질 것이다. 드론의 자율비행기술이 전기비행기와 결합해 도심에서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는 도심항공교통(UAM)으로 발전하고, 선박에도 무인선박 핵심기술이 접목돼 스스로 대양을 횡단하는 자율운항 선박이 탄생하고 있다. 깊은 바닷속 북극 빙하의 밑면을 자율잠수정이 탐사해서 지구 기후변화 심각성을 측정할 것이다. 농업 생산 현장에서 사용될 자율주행 트랙터와 무인이양기 등도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무인이동체의 활용은 더 이상 지구상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주 탐사의 최선봉을 무인이동체가 담당하고 있다. 그동안 화성 탐사 로버 등을 통해 지구와는 다른 우주 극한환경에서도 무인이동체가 여러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용 무인 소형 헬리콥터인 '인저뉴어티'가 사상 최초로 대기 밀도가 지구의 100분의 1에 불과한 화성 상공을 비행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달 표면 탐사에 쓰이는 '무인 차량 또는 자율로봇'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도 착실히 준비해 나간다면 2031년에는 우리가 만든 우주발사체로 우리의 무인이동체를 실은 달 착륙선을 달로 보내 달 탐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과학기술 행정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다. 전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행시 35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2002년에는 영국 서식스대 대학원 기술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오 차관은 옛 과학기술부 장관비서관, 옛 교육과학기술부 투자분석기획과장·산학협력관 등 주요 분야를 두루 거쳤다. 옛 미래창조과학부 연구성과혁신정책관과 창조경제기획국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지원단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조정관(실장)을 역임하고 올해 윤석열 정부 첫 과기정통부 1차관에 임명됐다.

무인이동체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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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이동체 시장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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