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으로 630㎞ 달리는 무음극 배터리 개발

포스텍·UNIST 공동연구
에너지 밀도 기존比 40% 높아
음극 부피 팽창 최소화…안정적
'폭발하지 않는 배터리' 개발 기여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이 UNIST(울산과학기술원)와 공동으로 1회 충전으로 오래 쓸 수 있는 무음극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 배터리의 부피당 에너지 밀도는 977와트시/리터(Wh/L)로 상용화된 배터리(약 700Wh/L)보다 40% 높다. 한 번 충전으로 630㎞를 달릴 수 있는 셈이다.

박수진 포스텍 화학과 교수·통합과정 조성진 연구팀과 서동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김동연 박사 연구팀이 공동 연구한 결과다.

박수진 포스텍 화학과 교수(왼쪽)와 서동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박수진 포스텍 화학과 교수(왼쪽)와 서동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일반적으로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거듭할 때 리튬이온이 드나들면서 음극재의 구조를 바꾼다. 시간이 갈수록 배터리 용량이 줄어드는 이유다. 음극재 없이 음극 집전체만으로 충·방전이 가능하다면 배터리 용량을 결정짓는 에너지 밀도를 높일 것으로 여겨졌다. 다만 실제로는 음극의 부피가 크게 팽창하며 배터리 수명을 악화시킨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리튬을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저장체가 음극에 존재하지 않아서다.

음극 전극의 제조과정. 폴리에틸렌이민 고분자, 은, 리튬염,카본블랙으로 구성된 이온 전도성 층을 구리 집전체 표면에 코팅해 전극을 제조했다. 이렇게 제조된 이온 전도성 기판은 충방전 시 리튬 이온을 효과적으로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방식으로 배터리를 작동시킬 수 있다.
음극 전극의 제조과정. 폴리에틸렌이민 고분자, 은, 리튬염,카본블랙으로 구성된 이온 전도성 층을 구리 집전체 표면에 코팅해 전극을 제조했다. 이렇게 제조된 이온 전도성 기판은 충방전 시 리튬 이온을 효과적으로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방식으로 배터리를 작동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이온 전도성 기판을 더해 무음극 배터리를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카보네이트 용매 기반 액체 전해질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기판은 음극 보호층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음극의 부피 팽창을 최소화하도록 돕는다.

연구 결과 배터리는 카보네이트 용매 계열 전해질 환경에서 고용량(4.2mAh cm2), 고전류밀도(2.1mA cm-2)로 오랫동안 높은 용량을 유지했다. 기판이 리튬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음을 이론과 실험을 통해 검증하기도 했다.

나아가 아지로다이트(Argyrodite) 계열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을 이용해 전고체 반쪽 전지도 구현했다. 이 또한 장기간 높은 용량을 유지함을 확인, '폭발하지 않는 배터리'의 상용화를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에 게재됐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