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지구 위협 소행성 움직임 바꿔라...'다트 임무' 성공

다트(DART) 우주선이 소행성 디디모스(사진 중앙)의 위성에 충돌하는 모습. 출처=NASA
다트(DART) 우주선이 소행성 디디모스(사진 중앙)의 위성에 충돌하는 모습. 출처=NASA

지난달 26일은 인류가 우주로부터 도래하는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쌍소행성 궤도수정 시험(DART: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이 이날 있었다. 목표에 작은 화살을 던져 맞히는 다트 놀이와 이름이 같다. 실제도 그렇다. 우주선을 소행성에 충돌시켜 그 움직임에 변화를 가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24일, 다트 우주선이 먼 우주로 향했다.

다트 우주선은 약 10개월간 1120만㎞를 여행했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소행성 '디디모스'의 위성인 '디모포스'에 시속 약 2만2500㎞ 속도로 충돌했다.

다트 우주선은 태양광 패널까지 합쳐 전체 길이가 20m가 채 되지 않는다. 그리고 디모포스는 지름이 160m 수준이다. 크기로는 격차가 크지만, 충돌 결과 움직임에 변화를 주는 것은 충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빌 넬슨 NASA 국장이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기존 11시간 55분이었던 디모포스의 디디모스 공전 주기는 다트 우주선 충돌 이후 32분 단축됐다. 이는 기존 예측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애초 NASA는 다트 충돌로 10분가량 공전 주기 변화를 예상했다. 공전 속도를 약 1% 줄이는 것을 임무 성공 기준으로 생각했는데, 4%가량이나 바뀌었다.

빌 넬슨 국장은 이를 두고 “행성 방위 분수령이자 인류 분수령이 되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우주의 위협에 대응하는 첫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음을 알렸다.

[과학핫이슈]지구 위협 소행성 움직임 바꿔라...'다트 임무' 성공

이번 실험은 우리가 쏘아 올린 우주선으로 지구를 위협하는 천체에 얼마나 큰 충격량을 전달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디모포스를 골랐다. 디디모스와 그 위성 디모포스는 함께 움직이는 쌍성 소행성이다. 충돌에 따른 움직임 변화를, 단일 천체에 실험을 가했을 때보다 훨씬 쉽게 파악할 수 있다.

NASA는 이 프로젝트에 총 4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들였다. 소행성의 지구위협이 소설이나 영화 속 산물만은 아니며, 사전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 주변 소행성과 혜성은 약 2만여개로 알려져 있다. 이미 지구 충돌 시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지구위협소행성(PHA)'도 2000개가 넘는다. 이집트 신화 속 악의 이름을 딴 소행성 '아포피스', 1999년 발견된 '베누' 등이 지구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행성으로 이름이 거론된다. 우리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소행성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소행성이 충돌한 사례도 있다. 멕시코 유카탄반도에는 소행성 충돌 흔적으로 알려진 '칙술루브 충돌구'가 있다. 6600만년 전, 지름 10㎞ 이상의 거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발생한 흔적으로 전해진다. 이 충돌 여파가 공룡 대멸종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유력하게 나올 정도다. 소행성 충돌 문제는 인류 안위와 직결돼 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