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친환경 전력수급, 임시방편 안돼

정부가 2030년까지 석탄 전력 비중을 2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석탄발전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대신 액화천연가스(LNG) 비중 확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석탄발전 비중 하향 조정은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할 방침이다. 이를 기반으로 2050년에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수립한 이 계획은 산업계의 반발을 불러왔다. 산업 현장에서 달성하기엔 다소 버거운 목표치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불참은 어려운 일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마련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석탄 비중을 19.7%로 줄이는 반면에 LNG 비중을 실무안보다 2% 늘린 22.9%로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2030 NDC 대응을 위해 LNG 역할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계획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LNG가 석탄에 비해 탄소배출량이 적은 저탄소 에너지이지만 탄소를 배출한다는 사실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라 2036년 이후 LNG 비중도 크게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발전소 상용화를 염두에 둔 것이다. 수소 터빈 상용화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 LNG 비중 감축 계획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LNG 비중 확대는 단기 대책에 불과하다. 궁극적으로 수소 환원 에너지와 같은 획기적인 환경 기술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탄소중립산업 핵심기술개발사업 예산을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86%나 삭감했다. 이 때문에 친환경 정책이 겉돈다는 비판이 거세다.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을 계기로 친환경 기술 개발 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 기술 없인 전력수급기본계획도 한낱 종잇조각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