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출시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580 4매틱 블루 스타 더스트 나이트'가 온라인 판매 시작 한 시간 반 만에 24대를 완판됐다. 3억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모델이 이처럼 단시간 내 완판된 것은 이례적이다.
남과 다른 특별한 가치를 부여한 한정판 자동차의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 기조 속에 한정판 모델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동시에 틈새 수요를 공략하는 색다른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각 업체는 한정판 모델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며 새로운 판매 채널 가능성도 시험한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온라인 스페셜 모델'을 매달 공개할 계획이다. 첫 온라인 스페셜 모델 마이바흐 S 580 4매틱 블루 스타 더스트 나이트로 24대를 준비했다. 일반형(2억9360만원)보다 2421만원이나 비싼 3억1781만원으로 책정했지만 출시 당일 모두 팔렸다.
마이바흐 S 580 4매틱 블루 스타 더스트 나이트는 특별한 외장 색상과 실내 장식을 더했다. 외장은 새로운 '마누팍투어 나이트 블랙 마그노' 색상을 입혔다. 실내는 마누팍투어 익스클루시브 나파 가죽 시트를 추가해 모델명처럼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표현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한국 진출 이후 20년을 맞아 고객 성원에 보답하고자 온라인 스페셜 모델을 기획했다”면서 “한정판 모델은 본사와 협업을 바탕으로 국내 제품 팀과 디지털 팀이 힘을 모아 국내 소비자 취향을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20주년 기념 온라인 스페셜 모델은 매달 20일 온라인 세일즈 플랫폼 벤츠 스토어에서 한정 수량만 공개한다. 벤츠 스토어에서 예약금 100만원을 결제하면 차량을 계약할 수 있다. 고객은 전국 64개 전시장 중 한 곳을 지정해 출고할 수 있다.
국내에 가장 먼저 한정판 모델 바람을 일으킨 곳은 BMW코리아다. 수년 전부터 온라인 채널과 한정판 모델을 앞세워 다양한 판매 실험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온라인 판매 채널 BMW 샵 온라인을 통해 주문받은 M850i 쿠페·그란쿠페 퍼스트 에디션 25대 한정판이 당일 소진되는 등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BMW는 국내 업계 최초로 온라인 추첨 구매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패션 브랜드 KITH와 협업해 선보인 'M4 컴페티션×KITH 드로우'는 4대 판매 응모에 24시간 동안 2만4000명 이상이 참여해 최종 경쟁률 6060:1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2019년 말 BMW 샵 온라인을 개설한 BMW는 2021년 기준 5251대를 온라인 판매했다. 지금도 매달 새로운 한정판을 온라인으로 선보인다. 한정판 외에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특화 모델 '온라인 익스클루시브'도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BMW는 지난해 50종에 달하는 한정판과 온라인 익스클루시브 모델을 내놨다.
BMW 계열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MINI도 비정기적으로 온라인 한정판 모델을 내놓는다. 가장 최근 출시한 'MINI 멀티톤 에디션'은 멀티톤 루프가 돋보이는 감각적인 디자인에 한정판만을 위한 디테일 요소를 제공한다.
BMW그룹코리아 관계자는 “BMW 샵 온라인의 가장 큰 성공 비결은 오프라인에서 구매할 수 없는 희소가치가 높은 한정판 모델을 매달 소개하는 것”이라며 “추첨 구매처럼 새로운 판매 방식을 도입하는 등 달라지는 고객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이달 디펜더 출시 75주년을 기념한 리미티드 에디션을 공개했다. '디펜더 75주년 리미티드 에디션'은 과거 디펜더에 대한 존경과 랜드로버가 지향하는 가치를 담았다. 디펜더 최상위 트림인 110 D300 HSE를 기반으로 국내에 75대만 한정 판매한다. 초기 모델을 연상시키는 그래스미어 그린 색상과 사이드 시그니쳐 그래픽 등 특별한 디자인 요소를 더해 한정판 모델만의 차별성을 극대화했다. 가격은 1억3457만원에 달한다.
지프는 고객 취향을 반영한 특별한 외장 색상을 한정 판매 형태로 꾸준히 내놓는다. 개성을 중시하는 지프 고객 요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한정판 모델 가격은 기존과 같다. 최근 지프는 특색있는 스페셜 컬러 에디션 3종을 내놨다. 랭글러 루비콘 4도어 기반의 '얼 클리어 코트'와 '리미티드 에디션 레인'으로 50대씩 한정 판매한다. 그랜드 체로키 L 기반 '엠버 펄 코트'도 국내에 30대만 들여온다.
국산차 업계도 한정판 모델 출시에 동참했다. 기아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스팅어의 디자인 차별화 모델 '트리뷰트 에디션'을 한정 판매한다. 글로벌 1000대 한정판으로 국내에는 200대를 배정했다. 스팅어 트리뷰트 에디션은 기존 3.3 가솔린 터보 GT 트림을 기반으로 전용 내외장 색상과 디자인 사양을 적용했다. 전용 외장 색상으로 애스코트 그린과 새로 추가된 문스케이프 매트 그레이 등 두 가지 색상을 고를 수 있으며 100대씩 판매한다. 실내는 새로운 테라코타 브라운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가격은 4825만원이다. 기아 관계자는 “트리뷰트 에디션은 새로운 내외장 색상과 고유 일련번호 등 특별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소장 가치를 높였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