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숙원사업 '한옥호텔' 언제쯤…엔데믹 전환에도 '감감'

호텔신라 전통 한옥호텔 조감도
호텔신라 전통 한옥호텔 조감도

호텔신라 숙원사업인 한옥호텔 공사가 3년째 표류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악화된 실적 회복에 우선순위를 두는 모습이다. 연내 사업 정상화 속도에 따라 공사 재개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옥호텔 공사는 아직 재개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2020년 10월 공사를 잠정 중단한 이후 2년 4개월째다.

한옥호텔은 이부진 사장이 2010년 취임 당시부터 추진했던 역점 사업이다. 총 2318억원을 투입해 장충동 신라호텔 정문과 신라면세점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층 규모 전통 한옥 호텔과 부대시설을 짓겠다는 것이 골자다.

호텔신라는 수차례 사업 계획 변경 끝에 2019년 건축 허가를 받았다. 2020년 착공에 돌입했지만 부지 내 다량의 유구(건물의 자취)가 발견되며 문화재 조사가 시작됐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실적 악화를 이유로 10월부터 공사를 잠정 중단했다.

걸림돌이었던 문화재 발굴 이슈는 대부분 해결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한옥호텔 내 문화재 발굴 조사는 80% 이상 완료됐다. 전체 면적 1만6569㎡ 중 일부 구간 2955㎡만 미조사됐다. 호텔신라가 공사 일정을 변경하면서 문화재 조사도 멈췄다는 설명이다. 조사를 통해 조선시대 건물지, 담장, 배수로 등 유구와 동시기 분청자귀얄문장군편 등 유물이 확인됐다. 마지막 현장 조사는 지난 2021년 6월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건설 공사에 앞서 문화재 발굴조사를 신청하면 허가를 내주는 구조”라며 “미조사 구간에 대한 시굴 조사 신청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악화된 실적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호텔신라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잠정)은 783억원으로 전년 대비 34.1% 감소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면세 부문 부진으로 영업손실 6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공사 재개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완공 시점도 더욱 늦춰질 전망이다. 앞서 호텔신라는 공사 중단 당시 2024년 5월을 완공 시점으로 잡았다. 연내 공사를 재개한다 해도 내년 안에 완공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사업계획 변경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사업이 정상화된 후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는 하늘길이 열리면서 주력 사업인 면세 부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호텔 사업 또한 해외 마이스, 비즈니스 고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사업성과에 따라 연내 공사 재개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하면서 공사 재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