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업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 소비자에게도 '소비자 주도권 강화'라는 개념은 낯설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공급이 아닌 수요가 중심이 되는 온디맨드(On-demand) 경제·시장·서비스가 나오면서 소비자 주도권 강화가 떠올랐다.
블록체인과 금융 데이터 개방에 따른 대출 등 금융 서비스 선택,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등 시대에 따른 다양한 콘텐츠 선택이 소비 시대의 흐름을 바꿨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에 들어가며 다양한 브랜드가 e커머스와 D2C(Direct to Consumer)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처럼 소비자 주도권의 강화는 많은 개념적인 인식에서부터 실생활에서 소비자 경험까지 다양한 경로로 체감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 많은 채널과 플랫폼이 이용 행태와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통해 소비자의 흔적과 의도를 확인하고 있다. 고객경험여정(CXJ)의 크고 작은 경험과 순간을 수집하고 분석해서 의미를 부여하고 마케팅적으로 활용하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소비자가 브랜드와 플랫폼의 일방적 분석 대상이 아닌 데이터 소유권을 인식하면서 이익 분배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개인정보 침해 이슈부터 기업의 사적 이익을 위한 데이터 활용에 대한 문제 제기 등 기업의 데이터 마케팅에 제동이 걸렸다. 그럼에도 법률상 제도와 사회적 인식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데이터 마케팅 고도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소비자 주도권 강화 흐름은 디지털 마케팅의 주요 영역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주요 글로벌 브랜드의 온라인 제품 페이지에는 동일한 메뉴와 콘텐츠를 복수 언어로 제공한다. 최근에는 각 대상 국가와 소비자 특성에 맞춰 플랫폼 콘텐츠를 기획 단계부터 차별화해서 구성하고 있다. 소비자 방문과 행동 데이터에 의해 고도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다. 검색 구매가 즉각 이뤄지는 e커머스 브랜드는 개별 소비자 CXJ 과정의 성향·취향을 반영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개별 페이지를 통해 제공하는 웹 개인화까지 구현했다.
제품 특성상 D2C로의 전환이 늦고 구매 주기도 길어 이러한 마케팅 흐름과 거리가 있었던 현대차와 같은 자동차 제조사도 다양한 웹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실제 지난해 '캐스퍼'로 시작된 온라인 채널 판매, 올해 론칭을 예고한 인증 중고차 서비스, 차량 구독과 차량 내 서비스 구독 등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변화도 주목된다. 주요 브랜드는 대표 브랜드 계정 외에도 서브 브랜드나 기능·국가별 별도 계정을 통해 다양한 접점에서 소비자와의 소통을 시도한다.
타깃 국가에 맞춰 최적의 소셜 미디어 구조를 구축하고, 소비자 기호와 데이터를 분석하는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 최적화 콘텐츠를 기획해 제작하는 추세다.
브랜드의 공통 가이드와 거버넌스 전략 아래 각 소비자에게 특화한 로컬 콘텐츠의 강화도 이뤄지고 있다. '나이키_서울' 계정과 '제네시스_코리아' 계정 등장이 대표적이다. 이들 각 브랜드 계정에서는 로컬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소통이 이어진다.
브랜드 대체불가토큰(NFT)과 메타버스 시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소유의 강화와 탈중앙화를 핵심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는 웹 3.0 시대에는 필연적 변화가 불가피하다. 주요 글로벌 브랜드들은 웹 3.0이라는 소비자 주도권 강화 시대에서의 브랜드 사업 유지와 확장을 위해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유승택 이노션 플랫폼전략그룹장 zenoyoo@innoce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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