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폼랩스 권도형, 도피 중 세르비아서 법인 설립 정황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코인에이지 캡처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코인에이지 캡처

최근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도피 와중에도 해외에 법인을 설립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로부터 그에게 적색수배가 내려진 지 불과 3주 정도 지난 시점이다.

27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전문 인터넷매체 디엘뉴스(DLNews)는 권 씨가 지난해 10월 12일 세르비아에 ‘초도코이22 유한회사 베오그라드’(Codokoj22 d.o.o. Beograd)라는 이름의 회사 설립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디엘뉴스가 입수한 세르비아 등기소 발급 문서를 보면 이 회사의 소유주는 권 대표의 영문명인 'Do Hyeong Kwon'으로 명시돼 있다.

그와 함께 체포된 한 모씨도 해당 법인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한씨는 테라폼랩스 관계사인 차이코퍼레이션의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자본금은 100세르비안디나르, 우리 돈으로 1198원 정도다. 이들은 법인 설립 시 한국 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 일당이 회사 설립을 신청한 세르비아는 가상화폐 거래와 채굴이 합법화돼 이른바 ‘가상화폐 천국’으로 불리는 곳이다. 이에 현지 법인을 통해 권 대표 등이 범죄 수익을 세탁하거나 빼돌리려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권 씨와 한 씨는 지난 23일 몬테네그로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현재는 몬테네그로 당국이 그의 구금 기간을 30일 연장한 상태다. 몬테네그로 당국은 공문서 위조와 관련한 현지 사법 처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며, 이후 그가 어디로 송환될지 역시 미지수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