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재호 태재대 총장 “글로벌 리더 양성, 지식 산업화 앞장...K에듀 롤모델 만든다”

염재호 태재대학교 초대 총장, 사진=태재대
염재호 태재대학교 초대 총장, 사진=태재대

“20세기는 산업화 시대라 모든 일을 잘게 쪼개서 그 일만 잘하면 됐습니다. 21세기에 인간은 기계와 컴퓨터가 하지 않는 일을 창조해야 합니다.”

염재호 태재대학교 초대 총장은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인재는 창의적이고 비판적 사고를 할 줄 아는 지식인’이라고 정의했다. 세상에 없는 아이디어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실현하는 리더라고 표현했다.

염 총장은 “우버는 창업 8년 만에 기업가치가 1만4000배 뛰었다”며 “우버 시가총액(약 102조원)은 현대차 시총(약 43조원)의 갑절을 뛰어넘는다”고 창의적 인재와 이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 중요성을 설명했다. 태재대 방향성도 여기에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태재대는 한국인 100명, 외국인 100명 등 최대 200명 정원으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초미니대학’이다. 신입생부터 2학년 1학기까지는 전교생이 서울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온라인과 메타버스 공간에서 수업을 한다. 2학년 2학기부터 도쿄, 뉴욕, 홍콩, 모스크바에서 총 2년간 글로벌 현장 학습을 진행한다.

9월 개강을 앞두고 6월 15일부터 원서접수를 받는다. 현재 고등학교 3학년생은 올 연말에 지원할 수 있다. 국가 장학금 5분위 이하 학생에게는 등록금, 기숙사비, 해외여행 및 해외체류 프로그램에 대해 전액 장학금을 지원한다.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

염 총장은 “미국의 예를 들면 뉴욕과 보스톤, 필라델피아, 워싱턴, 버지니아 등 20세기 왜 미국이 강대국이 됐는지 그 현장을 둘러볼 것”이라며 “과거의 리더들이 어떻게 위기마다 역사적 문제를 풀었는지 학생들이 직접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태재대는 혁신교육과정으로 ‘한국의 미네르바스쿨’이라고 불린다. 염 총장은 태재대가 미네르바스쿨보다 훨씬 나은 대학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교육비전과 내용의 차별성뿐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원격교육 솔루션을 비롯한 에듀테크가 비약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염 총장은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들이 개발한 온라인 상호작용 수업도구 등을 활용해 수업할 예정”이라며 “모든 수업은 녹화되고 그 데이터는 교육혁신원에서 분석해 피드백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태재대는 ‘코세라’, ‘유데미’와 같은 글로벌 온라인강의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한다. 학생들은 미리 온라인 수업 동영상을 보고 교재를 읽고 토론 중심 수업에 참여한다.

염 총장은 “토론수업도 정밀하게 계획적으로 운영돼야 효과적”이라며 “15주 강의를 위해 태재대 교수진은 개학 전 12주간 매주 100분씩 두 번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재대 도서관은 e북(전자책)으로 가득찬 디지털 라이브러리로 운영된다. 종합대학이라면 연간 70억원은 소요됐을 비용을 2억원 상당으로 줄였다.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

염 총장은 “학교가 자리를 잡으면 교육 비즈니스를 할 것”이라며 “마이크로디그리(단기학위과정)·나노디그리(초단기학위과정) 등의 다양한 단기교육과정을 만들 수도 있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염 총장은 ‘K에듀’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했다. 교육부에도 규제해소 등을 지속 요청했다. 그는 “태재대가 학교 규모에서 스타트업이지만, 한국의 지식 산업과 교육 비즈니스모델에서도 혁신을 이끄는 스타트업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교육과정이 공개되고 나서 ‘어떻게 하면 태재대에 들어올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는 “어머니가 간섭하지 않으면 된다. 학생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주도하면 된다”고 단언했다.

염 총장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일을 많이 하는 인재보다 새로운 사회 시스템을 디자인할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부는 지식생산과 문제해결 능력의 기초체력을 키워주는 과정이고, 생각하는 능력과 호기심, 공동체 의식을 키워주는 리더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염 총장은 “소수이기 때문에 당장 큰 임팩트는 없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이 학생들이 글로벌 리더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