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노인성 난청,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귀가 조금씩 어두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부모님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거나 TV 볼륨을 키우고 여러 차례 되묻는 경우가 많아졌다면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 봐야 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성 난청이 급증하고 있다. 오는 2026년이면 우리나라 난청인구가 300만명을 넘어서고, 2050년에는 최대 7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 난청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노인성 난청은 신체의 노화에 따른 청각 기관의 퇴행성 변화로 나타난다. 소리가 들어오는 입구인 ‘문지방’과 같은 달팽이관의 기저부가 노화되며 높고 가느다란 고음을 듣는 능력이 떨어진다. ㅅ, ㅊ, ㅍ, ㅌ, ㅋ 발음이 들어간 단어와 여성 혹은 아이들의 말소리를 이해하기 어렵다.

정우준 하나히어링 보청기 강남 본점 청능사
정우준 하나히어링 보청기 강남 본점 청능사

더 큰 문제는 노인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노인성 난청은 인지기능 저하나 사회적 고립, 우울증을 불러온다. 치매발병 위험인자로 꼽히기도 한다. 초고령화 사회가 도래하기 전에 국가적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성 난청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성 난청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들어 국내외 많은 연구가 난청이 치매·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의 발병률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노인성 난청으로 인한 언어 자극의 감소가 언어청각영역에 해당하는 뇌 피질부를 위축시키고, 의사소통 단절로 기억이나 연상 등을 담당하는 뇌 기능 활용 정도가 줄면서 뇌를 빠르게 퇴행하게 만드는 것이다.

노인성 난청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 자가진단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주변이 시끄러울때 상대방 말소리를 듣기 어렵다거나 상대방이 웅얼거리는 것처럼 들리면 난청을 의심해야한다. 또 갑자기 TV소리를 높이고, 소음에 노출된 후 귀가 먹먹하다거나,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귀에서 소리(이명)가 들릴 수도 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잡음과 섞여 들리고, 큰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잘 이해를 하지 못할수도 있다. 위에 열거한 현상 가운데 3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전문기관을 통해 청력검사를 받아봐야한다.

노인성 난청의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보청기이다. 보청기는 단순한 소리 증폭 기기가 아니라 착용자의 청력 손실 정도와 난청 유형에 맞게 부족한 음향과 언어 자극을 채워주고 말소리 이해를 돕는 맞춤형 의료기기이다.

[기고]노인성 난청,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하지만 노인성 난청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해 보청기 착용 시기를 놓친다면 말소리를 전달하는 신경 경로 및 언어 신호를 처리하는 청각 피질의 기능도 약해져 난청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보청기의 효과도 점점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보청기를 착용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주변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난청은 점진적으로 진행돼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난청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주변인의 관심과 적극적인 대처로 조기에 발견해 보청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한다.

보청기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정부가 난청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고 보청기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데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치매선별단계에서 난청검사를 도입하거나, 보청기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난청인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외 선진국이 5년에서 7년마다 보청기 교체 비용을 전액 또는 일부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참고할만하다.

정우준 하나히어링 보청기 강남 본점 청능사 hanaheari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