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초거대AI 혁신으로 지방 소멸 막는다

챗GPT가 불러온 초거대 인공지능(AI) 열기가 뜨겁다. 초거대AI는 글과 그림, 음악 등을 만드는 생성형AI 중에서도 모델 크기와 학습데이터 규모가 더 큰 AI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초거대 AI를 보유한 4개 국가(미국, 중국, 이스라엘, 한국) 중 한곳이다. 경쟁력 있는 초거대AI 플랫폼을 확보해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정재훈 기자
정재훈 기자

정부도 초거대AI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우선 과제로 산업인프라 확충, 혁신 생태계 조성, AI전문인재 양성 등을 꼽았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초거대AI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바 있다.

초거대AI가 미래 사회를 주도할 핵심기술로 떠오르자 지방자치단체도 지역 산업 특화형 초거대AI 생태계를 조성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자체 가운데 특히 경북도의 행보가 눈에 띈다. 경북도는 지난 14일 국내 초거대AI 관련 대기업 전문가들을 대거 초청한 가운데 '지역혁신을 위한 초거대AI 인프라 및 생태계 조성'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초거대AI가 지방소멸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안'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는 점이다. 과포화 상태인 수도권에서 벗어나 한국형 초거대AI 융복합 클러스터를 지방에 구축해 'K-AI' 모델을 만들어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있다.

경북형 초거대AI 인프라 구축 주장은 나름 명분이 확실하다. 경북은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해 전력 소비가 많은 초거대AI 산업에 적합하다. 또 포스코과 포스텍 등 산학협력 생태계가 잘 조성돼 있고, 초거대AI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이 집중돼 있다. 무엇보다 포항과 경산을 중심으로 AI관련 다양한 전문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디지털 혁신 생태계는 인구 감소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방을 살릴 수 있는 강력한 대안이다. 지방이 소멸되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사실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알수 있다.

초거대AI를 기반으로 한 지역 디지털 혁신 생태계 구축은 지방소멸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AI를 활용한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지방시대를 열어가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의 초거대AI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방에 무게 중심을 둔 초거대AI 활용 확대가 필요하다. 전국 지자체 역시 지역적 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채 단순 신기술·신산업에 대한 인프라 및 생태계 구축만 주장해서는 안된다.

민간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보다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실행방안을 마련, 지역 특성에 적합한 초거대AI 생태계 구축에 나서야할 때다. 민간과 지자체가 실현 가능한 초거대AI 기반 지역 디지털 산업육성에 나선다면 정부의 관심과 전폭적 지원은 당연히 뒤따라올 것이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