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86〉데이터로 본 시청행태 변화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다면 데이터는 있는 사실 그대로를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관한 것도 데이터 신뢰의 문제이며, 데이터의 과학적 분석에 따른 해석의 문제일 것이다.

디지털시대에 방송은 아날로그시대와 달리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비교적 용이하게 수집된 데이터를 이용해 시청행태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이렇게 분석된 자료를 토대로 소비자 요구를 측정할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서비스의 진화를 예측해 볼 수 있다. 특히 지금처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는 어느 때보다 모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조사된 몇 가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청행태 뿐만 아니라 시청기기에 대한 수용자료는 시청자의 인식 변화를 보기에 충분하다. 첫번째는 스마트 TV 사용에 관한 것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스마트TV의 시청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트리밍 음악과 오디오가 가장 인기있는 애플리게이션으로 부상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

조사한 데이터에 의하면 2020년 전체 TV의 61%가 스마트TV였는 데, 지금은 75%에 가까운 세대가 스마트TV를 소유하고 있다. 스마트TV로 스트리밍 방송을 시청하는 가구가 2020년 47%에서 67% 급증했다.

TV의 고화질과 고음질의 성능 향상, 다양한 앱과 음성리모콘 등 기능 진화가 스마트TV 확산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에 의하면 스마트TV가 TV 시청이외의 스트리밍 음악이나 다른 기기의 미러링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홈엔터테인먼트 허브가 되고 있다.

이런 데이터는 우리에게 스마트TV가 Roku 같은 스트리밍 박스를 점진적으로 대체하고 있는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이제는 TV가 바보상자라 불리던 단순한 기기를 넘어 콘텐츠 제공이나 광고 판매의 대안 기능을 제공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기존의 유료방송을 대체해 방송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인해 다양한 종류의 스트리밍 서비스 뿐 아니라 제공하는 콘텐츠도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또 다른 시청행태 연구에서는 이와 같이 스트리밍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파편화되고 다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관심있는 프로그램을 찾기 위해 큐레이션 서비스와 콘텐츠 허브 기능을 원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콘텐츠의 바다를 헤매는 시청자들은 바로 이 큐레이션과 허브 기능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는 데 있어 가장 가치를 두고 있다고 한다. 10명 중 8명은 자주 이 기능을 사용해 컨텐츠를 찾아 시청하는 데이터가 이를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보고서에서는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점점 더 번들링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경제적 불황시대에 소비자들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지불하는 비용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기에 서비스 사업자들도 그 요구에 부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 서비스에 가입하지만 2개 이상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청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번들링 서비스는 시청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것이다. 진입장벽을 낮추므로 시청자들에게는 쉽게 구독할 수 있게 하며, 사업자들에게는 보다 많은 콘텐츠를 제공해 더 많은 광고주들을 유입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보고서는 지금의 시청자들의 시청행태 변화 및 시청자들의 요구를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시청기기의 변화나 스트리밍 시청자들의 시청행태 등은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서비스 개선, 컨텐츠 공급이나 기술의 변화를 포함한 미디어 시장 변화 등을 예측하게 하는 아주 유용한 데이터들이다.

미디어산업의 경쟁력 향상은 데이터를 통한 과학적인 접근과 분석으로 시청자들에게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