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희망퇴직 단행...유업계 잇단 악재에 초강수

매일유업 사옥. (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 사옥. (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이 한시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유업계 악재가 잇따르면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데 따른 조치다. 최근 원윳값 인상으로 원가 부담은 더욱 커졌고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에 판가 인상도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조제분유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비관세장벽 규제 강화 움직임에 내년 전망도 불투명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희망 퇴직 프로그램을 시행을 공지하고 오는 16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는 만 50세 이상의 임직원이다. 희망퇴직자는 법정 퇴직금 이외에 근속기간에 따라 최대 통상임금 18개월치 위로금을 받게된다. 또한 퇴직 후 2년간 경조사 시 경조물품을 제공받고 재취업 교육 등도 지원받는다.

매일유업의 희망퇴직 실시는 최근 유업계 어려운 경영 현실이 반영된 것다. 매일유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31% 줄면서 역성장했다. 작년 매출액은 1조68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06억원에 그쳤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1분기 기준 매출액은 4493억원으로 전년보다 11.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5.6% 감소한 126억원을 기록했다.

대표 품목인 우유, 분유를 비롯한 유제품 수요 부진과 물류, 원재료 등 제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경영 여건이 악화됐다. 최근엔 원윳값 인상이 결정되면서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10월 1일부터 우유 원유 가격은 ℓ당 88원 인상된다. 이는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큰 인상폭이다. 낙농진흥회는 음용유용 원유 가격을 기존 ℓ당 996원에서 1084원으로 가공유용 원유는 800원에서 887원으로 ℓ당 87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조제 분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비관세장벽이 심화될 여지도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개정안은 현장검사 요구사항, 라벨링 표기, 인증서 재발급 기간 등이 추가됐다. 중국은 2016년부터 영유아 조제분유 배합에 대한 등록제를 실시한 이후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조제분유 수출액은 1억567만달러로 이 가운데 대중 수출액은 7379만달러(69.8%)에 달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외부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전환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하기 위한 조치”라며 “희망자에 한해 자발적으로 시행해 인력 정체를 개선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