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오픈랜, 실험실 넘어 상용화 가속

오픈랜은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네트워크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산·학·연·관 협력체인 오픈랜 인더스트리 얼라이언스(ORIA) 출범은 글로벌 상용화 단계로 진입한 오픈랜 시장 선점 전략을 가동하기 위한 포석이다. 장비 구매·운용을 전담하는 이동통신사를 필두로 장비 제조사, 연구계의 성공적 협업 전략 모델을 구축할지 주목된다.

◇오픈랜 글로벌 확산 가속

오픈랜은 네트워크 시스템 운용효율화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며, 네트워크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네트워크장비 운용체계(OS)를 SW 중심으로 전환,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적용하기 용이하다. 특정 장비 제조사 의존을 탈피, 기존 네트워크 시스템에 비해 유연한 공급망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 미국은 동맹국에 오픈랜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픈랜은 개념정립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상용화 관문에 접어들고 있다. 16일 경기도 판교 기업지원허브에서 열린 ORIA 출범식에서는 삼성전자, 노키아, 이노와이어리스 등 주요 기업이 중소기업과 협력해 실증을 선보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미국, 일본, 영국 등이 대규모 오픈랜 구축 방침을 확정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33개 국가에서 버라이즌, 라쿠텐, 디시네트워크, 도이치 텔레콤 등 50개 통신사가 오픈랜 시범 구축과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오픈랜 시장은 2021년 11억9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에서 2026년 63억7000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ORIA 출범은 이 같은 오픈랜 성장세 속에 국가차원의 협력 플랫폼을 구축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정부지원 가속, 이통사 등 산업계 역할 중요

윤석열 정부는 오픈랜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주기 상용화 지원 인프라 구축 △기술·표준경쟁력확보 △민관협력기반 생태계 조성 3대 전략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상용장비 기반 개방형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K-OTIC를 설립해 국제 시험·검증을 지원한다. 시장초입부터 고도화까지 핵심기술과 표준화를 지원한다. ORIA는 민관협력 생태계 구심체 역할을 수행한다.

오픈랜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산·학·연·관 협력 틀은 마련됐다. 전문가와 산업계는 실제 시장을 창출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오픈랜 활성화를 위해서는 네트워크 시스템 구매·운영자인 이통사 역할이 가장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기존 장비를 오픈랜으로 전면 대체하긴 어렵더라도 신규 구축하는 시스템에서는 이통사 주도의 적극적 상용화가 필수다. 주요 제조사도 아직은 전략을 가다듬는 단계다.

네트워크 전문가는 “오픈랜 시장가능성이 확실하다고 판단된다면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시장에 대한 확신을 주는 역할을 정부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