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노용영 화학공학과 교수·아오리우 박사·휘휘주 박사 연구팀이 세 가지 페로브스카이트 양이온 공정을 통해 세계 최고 성능의 페로브스카이트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N형 반도체는 전자의 이동으로 전류 흐름을 만들고, P형 반도체는 정공을 통해 전류가 흐르게 된다. 이 두 반도체를 통해 전자 회로를 구성하므로 고성능 N형 및 P형 트랜지스터가 모두 필요하다. 그러나 반도체 소재 대부분 정공에 비해 전자 이동도가 우수해 P형 반도체 개발이 난제로 남아 있다.
![세계 최고 성능 페로브스카이트 트랜지스터를 개발한 연구팀. 왼쪽부터 휘휘주 박사, 노용영 교수, 아오리우 박사](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3/08/22/news-p.v1.20230822.5c31f3c5bfb6470186e3cb3cf3c6d58d_P2.jpg)
할로겐화물 기반 페로브스카이트는 높은 정공 이동도를 가진 반도체 재료로 차세대 고성능 P형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ABX3의 화학식으로 표현되는 페로브스카이트는 두 종류의 양이온(A, B)과 하나의 음이온(X)으로 구성된다. 연구팀은 여러 화합물을 조합해 높은 성능을 지닌 P형 페로브스카이트 반도체 소재를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해 세슘-주석-요오드(Cs-Sn-I)의 조합으로 당시 최고 성능을 가진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관련 연구는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학술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ABX3) 양이온 A의 자리에 각각 포르마미디늄(FA)과 세슘(Cs), 페닐에틸암모늄(PEA) 세 가지 양이온이 결합된 혼합물을 사용했다. 포르마미디늄과 세슘, 페닐에틸암모늄이 개별적으로 연구에 사용된 적은 있지만 세 가지 양이온을 모두 사용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결함을 줄인 고품질의 P형 페로브스카이트 반도체층을 개발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높은 정공 이동도(70 cm2V-1s-1)와 전류점멸비(108)를 지닌 트랜지스터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보다 빠른 속도의 컴퓨팅이 낮은 전력 소비를 통해 가능하게 된다. 이번 결과는 현재까지 보고된 P형 페로브스카이트 트랜지스터 중 최고 수준이다. 현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구동회로로 상용화된 저온 다결정 실리콘 기반 트랜지스터의 성능과도 거의 유사하다. 연구팀은 작년의 성능을 갱신하며, 또 한 번 세계 최고 성능의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노용영 교수는 “저온 공정 P형 반도체 성능이 향상돼 N형 반도체와 비슷해지면 보다 빠른 성능의 전자 회로를 제작할 수 있고, 데이터 정보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반도체와 트랜지스터를 활용하는 전기 전자 분야에 널리 적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사업과 국가반도체연구실사업, 삼성디스플레이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21일(현지시간)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