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시장 진출 무기는 기술력과 타이밍

네이버가 내년 게임 스트리밍 사업 진출 의사를 밝힌 가운데 그 배경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기술력과 게임 산업에 대한 높아진 관심, 저항감이 옅여진 최근 타이밍이 꼽힌다.

네이버TV에 올라온 LoL 스트리밍 영상. [자료:네이버TV 캡처]
네이버TV에 올라온 LoL 스트리밍 영상. [자료:네이버TV 캡처]

3일 네이버에 따르면 회사는 내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베타 서비스를 출시 준비 중이다. 게임 방송 최적화 사용자 환경(UI), 커뮤니티, 주문형비디오(VOD) 다시 보기 서비스 기능 등을 탑재하고, FHD 화질을 제공한다.

네이버는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 게이머와 스트리머 간 더욱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준비 중이다. 게임 스트리밍에 최적화된 후원 등 여러 기능을 붙일 예정이다. 네이버페이 연동 후원이나 웹툰 지식재산권(IP) 게임 프로모션 등과 같은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가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하는데는 '네이버TV, NOW, V LIVE' 등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확보한 스트리밍 기술력이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진행한 'BTS in BUSAN' 라이브 콘서트 당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서비스 동시접속자 수는 100만명을 훌쩍 넘었고, 총 시청자 수는 650만명, 누적 재생수는 1300만회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송출한 영상이 시청자에게 지연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기술(ULL), 다양한 네트워크 환경에 맞춰 고화질의 안정적인 라이브 방송이 가능하도록 송출하는 기술(ABP), 고효율 비디오 압축 기술(HEVC) 등을 적용해 안정적인 라이브 스트리밍을 지원하고 있다.

또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해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다수의 카메라 영상을 이용자가 원하는 특정 카메라를 선택해서 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멀티뷰', 실제 현장에서 듣는 것처럼 현장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머시브 사운드'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도입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e스포츠 열기가 매우 높은만큼,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수요 역시 충분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한국 e스포츠 시장 규모는 2억7440만달러로 예측,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권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에서 메달을 다수 획득하고 최근 롤드컵 흥행과 우승을 지나며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롤드컵 결승전이 펼쳐진 고척스카이돔은 1만8000석은 10분만에 매진됐고, 결승전을 생중계한 CGV 영화관도 금새 마감됐다. 광화문에는 길거리 응원을 위해 1만5000명이 모여들었다.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2023 롤드컵 시청자수(누적 접속자 수 기준)은 4억명, 결승전 동시 접속자 수는 1억명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e스포츠는 수년 전과 달리 국제 스포츠 이벤트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국가 정책으로 육성해야 할 분야'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글로벌 대표 게임 스트리밍 업체 트위치는 망사용료 부담 때문에 국내에서 해상도를 FHD에서 HD로 낮추고 VOD 시청과 생성을 제한하는 등 서비스 기능을 축소하고 있다.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데 이를 대중들에게 전달해야 할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는 역으로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이 타이밍에 네이버는 그 동안 갈고닦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트위치의 빈자리를 차지하고, 산업을 더욱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