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관료의 시대

지난 달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식.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지난 달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식. 사진제공=국토교통부

핵심 민생 경제를 책임지는 국토교통부에 정통 관료의 시대가 열렸다. 지난 해 말 임명된 박상우 장관은 12년 만의 국토부 내부 출신 장관이다. 진현환 제 1차관은 국토부 역사상 첫 정치인 차관 후임으로 임명된 내부 승진자다. 2차관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도 국토부 출신이다.

언어부터 정치인과 달랐다. 박 장관은 '이념보다는 실용'을 일성으로 외쳤다. 진 차관은 위기에 처한 건설사 상황과 건설 경기를 짚었다.

갑진년 여의주를 품고 승천하는 용의 기운과 달리 부동산 시장은 걱정과 두려움이 가득하다. 이를 앞장서 해결해야 할 국토부 관료들은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 통계 조작 의혹으로 '멸문지화'를 당했다고 할 만큼 주택 전문가들이 종적을 감췄다. 일은 고되고 빛은 나지 않은 주택 분야를 희망하는 젊은 공무원은 이제 없다.

위기엔 늘 기회가 있다. 국토부가 12년만에 맞은 정통 관료의 시대다. 공사비 상승, 물가상승에 건설경기 침체, 주택공급 부족 등 위기의 요소들이 한꺼번에 2024년을 강타하고 있다. 한참 기대를 모았던 모빌리티는 정체 위기다. 국민의 눈높이보다 이를 해결할 전문성이 필요한 시기다. 이를 통해 다시 한번 관료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반석 위에 올려 세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늘공(늘 공무원)은 각각의 장점이 있다. 늘공이라는 정통관료의 시대가 왔다. 누가 더 뛰어난지는 시대적 배경과 개인기를 따랐을 뿐이었다. 다만, 2024년 지금의 시대 요구는 명확하다.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서도, 국토부 역사를 위해서도 늘공의 장점을 제대로 발휘해야 할 때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