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칼럼〉'MZ세대'를 위한 변명, 세대 분류는 이해의 통로인가 장벽인가?

주현덕 멘탈케어센터 대표
주현덕 멘탈케어센터 대표

M세대(밀레니얼세대 30세~44세)와 Z세대(13세~29세)를 합쳐 MZ세대라는 말이 빈번하게 사용된다. 젊은 사람, 젊은 세대를 대신해 방송프로그램과 일상의 대화에 자주 등장하지만, 실제로 M세대는 빼놓고 Z세대만을 지칭한다. 초코만 대상으로 하면서 민트초코라는 말을 쓰는 셈이다. 그리고 민트에 해당하는 M세대가 Z세대와 자신을 구분하기 위해 MZ세대를 반복하는 것은 부조리하다.

MZ세대가 '간편함과 재미를 추구하고, 의무와 부담을 피하려고 하며, 훨씬 더 개인주의적인 삶을 지향하는 존재'라고들 하지만, 그런 성향은 누구에게나 있다. 코로나 시기 동안 Z세대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이전보다 고립적, 자족적, 개인적인 면이 강해지고, 스마트폰에 열중하게 되었다.

Z세대가 간섭받는 것도, 간섭하는 것도 모두 거부하고, 피해나 손해를 용납하지 않는 태도를 기존의 사회생활에 맞지 않는 것으로 문제 삼기도 하지만, 기존의 룰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고 개념이 없다거나, 사회성에 문제가 있다고 매도해서는 안 된다.

Z세대가 융통성도 없고, M세대가 겪었던 고생이나 현실 경험에서의 교훈이 부족해 보이더라도 그들도 나름의 방식과 논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M세대는 본인들을 훨씬 친사회적이고 성숙하다고 여기면서 Z세대와 다르다고 자부하겠지만 M세대의 선배인 X세대도 그렇게 생각할까?

[에듀플러스]〈칼럼〉'MZ세대'를 위한 변명, 세대 분류는 이해의 통로인가 장벽인가?

모든 새로운 세대는 그 이전 세대에게 미숙하고 부족한 존재들이다. 지금 그 어리숙함과 촌티를 벗었다고, 자신들이 원래부터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존재였다고 믿는 것은 착각에 불과하다. MZ세대라는 표현이 반복될수록 젊은 사람들은 MZ세대의 고정관념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사람들도 더 고정관념에 맞춰 그들을 보게 될 것이다.

심리학 성격검사에서는 혈액형을 거론하면,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을 혈액형 고정관념에 더 일치하는 식으로 평가하게 된다. 거론하지 않으면 혈액형별로 아무런 차이가 없는데도 말이다. 고정관념은 확실히 사람의 행동과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과 세상을 더 편하고, 간단하게 보려는 의도 때문에 누군가를 단정하고 속단하면 사람들은 싸잡아 평가하고 너무 단순화하는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자신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볼 수 있을 만큼 자기를 분석하는 성찰 능력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미움받을 용기'로 널리 알려진 정신분석가 알프레드 아들러의 말처럼 우리는 누구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시대가 바뀌면 환경과 세상이 달라지니 배움의 내용도 변한다. 세대별로 아는 것이 다르고, 배워야 할 것도 다를 수밖에 없다.

서로의 이해와 소통을 가로막는 벽으로 세대라는 구분이 사용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세상의 빠른 변화에 의한 결과들을 MZ세대가 원래 그런 세대라서 그렇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부당하다. 젊은 세대는 더 빨리 변화를 받아들이고 활용한다. 그들이 좀 낯설고 다르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환경의 변화에 나름의 적응을 한 결과이지, 우리와 아주 다른 존재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젊은이들은 늘 그래왔다. 그들의 넘치는 에너지와 호기심은 좀 더 나이 든 사람이 더 이상 가지지 못한 것이었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그들도 마땅히 배울 것을 배우고, 본인들의 책임을 다할 것이다. 그들은 이전 세대보다 더 공정하고, 정확한 것을 선호한다. 그러니 세상은 그렇게 더 공정하고, 정확한 쪽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지금의 세대는 이 다음의 알파 세대를 아주 유별나고 색다른 존재로 단정하지 않을 것을 기대한다. 세대가 아니라 각각의 사람으로 서로를 대해야 한다.

주현덕 멘터케어센터 대표 iampiter@naver.com

◆주현덕 대표=자기관리, 스트레스 대처, 행복의 심리 멘탈케어 전문가. 현재 하이브 등 대형 연예기획사 멘탈케어 고문을 맡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멘탈케어 고문도 역임했다. '다시 사랑하게 된다면' 저자.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