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안마의자를 넘어, 헬스케어로봇의 시대로

송승호 바디프랜드 CMO 전무
송승호 바디프랜드 CMO 전무

[ET단상]안마의자를 넘어, 헬스케어로봇의 시대로

사람의 형상을 본 딴 '휴머노이드'만이 로봇 공학의 정수(精髓)이자 전부인 것처럼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집안 곳곳을 청소해주는 로봇청소기 덕에 쾌적함을 누리고, 로봇이 내려주는 커피를 즐기며 살아간다. 어느새 실생활로 깊이 들어온 로봇과의 공존. 이는 우리가 로봇을 '재발견'해내면서 가능해진 일상이라고 할 수 있다. 로봇은 과거에 이미 산업 현장에도 있었고, 의료 현장에도, 각 가정에도 있었다. 다만 우리가 발견하지 못했을 뿐.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해준다'는 로봇공학 본연의 목적 아래, 우리가 미처 몰랐던 로봇들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해저 탐사선, 무인 정찰기, 자동차 부품 조립 기계 역시 모두 '로봇'의 범주에 포함된다. 로봇의 정의를 보다 넓고 깊게 해석한다면, 인간의 삶이 이로워질 수 있는 가능성 또한 확장된다.

주로 위험한 상황을 대신하거나 인내심을 요하는 단순 반복 작업, 정밀한 힘을 요하는 분야에서 활용되던 로봇은 초고령화 사회에 들어와서는 새로운 시대적 소명을 짊어지게 됐다. 바로 '헬스케어'다. 이제 인류는 로봇을 활용한 건강수명 연장과 슬로우 에이징(slow aging)을 꿈꾸고 있다. 오래 전부터 로봇을 활용한 외과 수술과 약품 조제, 재활 요법에 대한 연구 등이 이뤄져 왔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며 주목 받고 있는 기술은 바로 '웨어러블로봇'이다.

'웨어러블로봇'이란, 말 그대로 '타는' 로봇, 혹은 '입는' 로봇을 말한다. 사람의 몸에 착용하여 부족한 근력을 보완하거나 부상의 위험성을 줄이고, 장애를 극복하거나 나아가 인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다. 하지마비 장애인들이 참가한 올림픽 대회를 떠올린다면 보다 이해하기 쉽다.

웨어러블로봇의 시초는 1960년대 중반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 회사에서 근로자 근력 증강을 위해 개발된 '하디맨(Hardi-man)'으로 보고 있다. 웨어러블로봇은 세부 적용 분야에 따라 보조 로봇, 능동형 보조기, 외골격 로봇, 로봇 슈트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그 역사만 60여 년이 된, 이것 역시 새삼스럽지 않은 로봇 기술이다.

이미 해당 분야에는 엔젤로보틱스, FRT, HMH 등 국내 중견o중소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도 웨어러블로봇 개발과 상용화에 몰두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바디프랜드가 최초로 웨어러블로봇 개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헬스케어로봇'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단순히 신체를 주무르고 두드리는 마사지 요법에서 나아가, 우리의 신체를 다양한 동작으로 움직여가며 마사지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된 '로보틱스 테크놀로지'를 개발했다. 이를 적용한 헬스케어로봇을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시켜 지난해에만 이미 국내 안마의자 시장의 20%를 점유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정형외과적 의료 기법들을 로봇 구동 메커니즘으로 구현해 낸 제품으로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근력이 약화된 노약자나 정확한 자세로 다이어트를 하고자 하는 사람, 혹은 상시적인 건강관리를 원하는 누구나에게 유용한 홈 헬스케어 기기 '헬스케어로봇'. 바디프랜드의 새로운 목표는 이 '헬스케어로봇'을 집집마다 보급하고 인류 건강수명 10년 연장의 실현을 돕는 것이다. 안마의자를 넘어 헬스케어로봇의 시대를 열어 젖히는 것. 안마의자의 미래지향적 혁신이자, 로봇의 영역 확장이다.

송승호 바디프랜드 CMO shsong@bodyfrien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