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토종 플랫폼 역차별은 안 된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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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플랫폼 시장 변화가 심상치 않다. 국내에서는 '유튜브'가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이용자 수에서 '카카오톡'을 제치고 처음 1위에 올랐다. 지난달 유튜브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4547만3733명으로 카카오톡(4524만9744명)을 22만명 차로 따돌렸다. 유튜브는 모바일 운용체계(OS) 기반의 탄탄한 이용자 기반을 확보했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짧은 호흡의 영상(쇼츠)이 젋은 세대는 물론 기정세대까지 급속도로 빨아들이고 있다.

앱 총사용 시간은 격차가 더 크다. 지난달 유튜브의 총 사용 시간은 약 19억5000만시간이다. 이는 카카오톡(5억5000만시간)과 네이버(3억7000만시간) 사용시간을 각각 3배, 5배 넘게 앞지른 것이다. 이용자 수도 많은데 사용시간까지 월등히 많은 셈이다. 국내 MAU 5위권 내에는 유튜브와 크롬, 구글까지 포함돼 있어 구글 진영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해외에서는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가 미국 증시를 뒤흔들었다. 메타 주가는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20% 이상 폭등한 474.99달러를 기록했다. 메타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2000억달러가 늘어나 일일 증가액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메타 주가 폭등의 배경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효율성 강화를 통해 깜짝 실적을 내놨기 때문이다.

무서운 것은 미국 주식시장을 플랫폼 기업들이 사실상 장악했다는 점이다. 미국 기업 시가총액 순위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알파벳(구글의 모기업),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순이다. 이들 기업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글로벌 플랫폼 시장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상황은 암울하다. 토종 플랫폼 대표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 등은 플랫폼 사전 규제를 핵심으로 하는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 입법 추진으로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정부는 정량 혹은 정성적 기준으로 지배적 사업자를 사전 지정하고, 플랫폼 고유의 사업 방식을 다양한 방식으로 규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토종 플랫폼 기업이 그나마 시장을 방어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다. 일부 독과점 문제가 있지만, 사전 규제보다는 자율 및 사후 규제로 가는 것이 맞다.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토종 플랫폼을 역차별하는 상황은 절대 만들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