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스마트톨링 시범운영을 지켜보면서

윤일수 아주대학교 교수
윤일수 아주대학교 교수

한국도로공사는 올해 5월부터 1년간 경부고속도로 대왕판교 톨게이트와 남해고속도로(서영암~순천만 구간) 등 총 9개 톨게이트에서 승용차와 승합차 및 4.5톤 미만 화물차를 이용 대상으로 번호판 인식 방식의 스마트톨링(Smart Tolling) 시범운영을 시행한다.

한국도로공사는 그동안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통행료 징수시스템을 도입해 통행료 수납의 혁신을 도모해 왔다.

톨게이트에서 인력으로 통행권을 발급하고 통행료를 받은 것이 1세대라면 1994년부터 기계식 통행권 발급 및 징수 시스템인 2세대 톨 콜렉팅 시스템(TCS·Toll Collecting System)을 도입했다. 이후 2000년부터 시범사업을 거쳐 2007년에는 하이패스 차로와 단말기의 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한 무정차 자동결제 시스템인 3세대 하이패스(Hi-pass)를 전국 도입했다. 따라서 번호판 인식 방식의 스마트톨링은 하이패스를 기반으로 영상인식 기술을 더한 우리나라의 4세대 통행료 징수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톨링은 무선통신, 번호판인식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유료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이 정차하지 않고 통행료를 납부하는 통행료 수납체계다. 모든 사물이 통신 등을 통해 연결됨으로써 자동화 및 자율화되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부합하고, 향후 도입될 다양한 자율주행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적절하게 수용하기에 유연한 통행료 징수 시스템이다.

이번 시범 사업은 기존 하이패스 차로와 현장납부 차로를 유지한 상태에서 영상 기술을 활용한 번호판 인식방식이라는 새로운 수납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스마트톨링의 기술적, 운영상 안전성, 국민편의 개선효과 등을 검증 할 계획이다.

스마트톨링 시범운영기간에는 현재 91% 정도를 차지하는 하이패스 이용 차량은 기존 방식과 동일하게 통행료를 납부하고, 나머지 하이패스를 이용하지 않는 차량도 번호판 인식 기술을 이용해 통행료를 납부할 수 있다. 납부 방법은 신용카드와 차량번호를 사전에 등록해 자동으로 결제하는 방법과 번호판 인식으로 차량 통과 후 15일 이내 통행료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자진납부하는 방법이 있다.

번호판 인식 방식이 도입되면 톨게이트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보다 안전한 도로환경과 고객중심의 교통편의 서비스 제공, 자율주행·지하고속도로, 복잡한 연계구간에서 통행료 징수 등에 유리하다. 미래 교통변화에 대비하는 체계가 확산되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톨링을 전면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준비할 사항이 있다. 우선 그동안 하이패스 단말기와 전자카드를 사용하는 하이패스 납부 방식이나, 현금 등을 사용하는 현장수납차로(TCS) 납부에 익숙해져 있었던 통행료 수납방식에서 새롭게 추가되는 번호판 인식을 통한 자진납부와 신용카드 사전등록 납부 방식이 국민들에게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인터넷·스마트폰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누구나 편리하게 통행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시범사업이 스마트톨링 도입을 위한 철저한 준비의 시간으로 활용하기를 바란다.

윤일수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ilsooyun@ajo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