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와 폭염, 태풍 등 기상 변수로 인한 물가의 등락 폭이 커지고 있다. 폭염 등 이상기후의 심화는 물가의 하방경직성을 강화하고 성장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4일 물가당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는 2%대를 유지한 가운데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오르면서 상승 폭은 커졌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전월(2.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유류세 인하분 환원 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오른 가운데 과일 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날씨에 따라 작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일부 채소류 가격도 급격히 널뛰는 모양새를 보였다.
전년 대비 사과(39.6%)와 배(154.6%)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다. 전월 대비로는 폭우 등 기상 상황 영향으로 생육 주기가 짧은 상추(57.2%)와 시금치(62.1%), 배추(27.3%) 등 채소류 가격이 들썩였다.
이에 따라 밥상물가에 직접 영향을 주는 신선식품지수는 7.7% 올랐다. 신선어개(-1.0%)와 신선채소(-1.7%)는 떨어졌지만 신선과실이 21.3% 상승했다.
물가당국은 7월 물가상승률은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7월 집중호우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며 “8월부터는 기상악화 등 일시적 요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여름철 이상기후는 변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제철 과일의 작황이 좋아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며, 배추와 무 수급 안정을 위해 비축 물량을 하루 300톤 이상 방출하고 30% 할인된 가격에 대형마트에 공급하고 있다.
3분기 물가에서 기상 상황은 계속해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마 후 오는 폭염의 정도도 관건이다 지나친 폭염으로 땅이 가물 수 있으며, 서태평양 수온이 상승하는 라니냐로 전환되면 늦가을까지도 태풍이 발생할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폭염 확산의 거시경제 파급효과' 보고서를 통해 “냉방과 의료비 지출로 인해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고 근로소득 감소가 예상돼 총소비를 축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이어 “폭염이 해마다 심화할 경우 매년 3분기 중 글로벌 생산량 증진을 저해하고 물가의 하방경직성을 강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현행 고금리 여건에서는 가계소비 위축 등을 심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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