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플랫폼 공략'으로 리스크·수익 관리 강화

사진=흥국생명
사진=흥국생명

흥국생명이 플랫폼과 제휴를 확대하며 온라인 채널을 공략하고 있다. 신용대출 대비 안전한 여신 자산인 약관대출(보험계약대출) 취급을 늘려 안정성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약관대출은 보험 계약을 유지하면서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다. 카드론과 함께 대표적인 서민 '급전 창구'로 여겨지며, 보험사 입장에선 해지환급금이라는 담보가 있기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흥국생명은 카카오뱅크와 제휴를 맺고 약관대출 판매를 시작했다. 카카오뱅크에 입점한 보험사는 한화·교보생명에 이어 세 번째로, 신용대출이 아닌 약관대출 취급은 흥국생명이 처음이다.

흥국생명은 작년에도 토스와 뱅크샐러드에서도 약관대출 취급을 개시하며 디지털 채널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약관대출을 확대하는 이유로는 리스크 관리 및 수익성 유지가 꼽힌다.

작년 3분기 기준 흥국생명 전체 대출채권 잔액은 3조9298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3513억원) 대비 26.6%가량 축소됐다. △2021년 7조8276억원 △2022년 7조8229억원과 비교하면 절반가량 대출을 줄인 셈이다.

지난 수년간 전체적인 여신 자산을 줄인 것과는 반대로 약관대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흥국생명 보험계약대출 채권 잔액은 1조3885억원으로 전년(1조3717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전체 대출 자산은 크게 축소하면서도 안전 자산 중심으로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다. 흥국생명 이자수익은 작년 3분기 4513억원으로 전년 동기(5229억원) 대비 13.7% 감소했지만, 전체 대출자산 감소(26.6%)를 감안했을 때 양호한 수준이다.

흥국생명은 전통 보험사 약점으로 여겨지는 온라인 모객을 플랫폼과 제휴로 타개하고 있다. 흥국생명 보험에 가입한 고객 입장에선 플랫폼서 대출을 비교할 때 자동으로 흥국생명 약관대출을 소개받을 수 있어 차입 과정이 간편하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금리가 급변하는 시기 불안정한 채권을 정리해 줄여나가고 있다”며 “플랫폼 제휴를 통해 고객의 대출 관리 편의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주도로 개최되고 있는 보험개혁회의에선 약관대출에 우대금리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금융위는 소비자 금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존 대출에도 우대금리를 적용할 방침이며, 연간 331억원 이상 이자감면 효과가 예상된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