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충격 상당해 시대 변화…우군 확보해 AI G3 노려야” 과총, 딥시크 주제 긴급 포럼 개최

최근 인공지능(AI) 분야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에 중국이 개발한 '딥시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챗GPT과 비교해 극히 적은 인프라로, 유사한 수준 성능을 낸다는 인식에 중국 기술력을 '괄목상대' 하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가 17일 '딥시크 파장과 미래 전망'을 주제로 긴급 공동포럼을 열었다.

이상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포럼 유튜브 중계 캡처 화면
이상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포럼 유튜브 중계 캡처 화면

이 자리에서 이상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모델 개발비, 성능 등을 이유로 딥시크가 몰고 온 '충격'을 설명했다.

그는 “챗GPT는 수 억 달러가 든 것으로 추정되고, 딥시크는 회사공개 기준 600만달러의 굉장히 적은 비용으로 개발됐다”며 “이는 메타의 '라마' 모델 4분의 1로, 이런 적은 개발비용이 이슈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챗GPT) 'o1 모델'과 굉장히 유사한 성능을 보이며, 수학과 코딩 분야에서는 GPT 모델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딥시크가 개발에 챗GPT 기술을 활용했다는 주장이 있고, 보안 관련 취약점에 우려점이 있다면서도 딥시크가 지닌 충격적인 요소를 설파했다.

그는 “모델 무상제공으로 기존 유료 구독 서비스, 미국 AI 기술 패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AI의 스푸트니크(소련이 쏘아올린 세계 최초 인공위성) 모멘트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교수는 “서양의 정책 때문에 공개된 영문 데이터에, 한자 등 데이터를 더해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유리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량원평 딥시크 CEO가 인터뷰에서 '중국이 뒤따라가던 시대는 끝났다'고 밝혔고, 샘 알트만 오픈AI CEO는 이전 '중국 패싱' 기조를 접고 중국과의 적극적인 AI 협력 의사를 밝혔다”며 “우리는 어떻게 가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국내 이공계 기피 및 이공계 인재 해외 유출 가속화 △국가 연구개발(R&D) 연구비 삭감 및 기업 AI 투자 부족 △국내 경쟁력 있는 LLM 부재 등 환경에서 가야할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명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AI안전연구소장. 포럼 유튜브 중계 캡처 화면
김명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AI안전연구소장. 포럼 유튜브 중계 캡처 화면

뒤이어 발표한 김명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AI안전연구소장은 주로 보안 차원에서 딥시크를 분석했다.

특히 큰 부분으로는 '탈옥(Jaillbreak)'을 꼽았다. 탈옥은 해킹 방법 등 위험한 질문에 대해 답변하지 않는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방법을 뜻한다. 그리고 딥시크는 이런 탈옥 비율이 굉장히 높다고 전했다.

오픈 소스로서 가지는 취약점인 '히든 코드' 문제도 있다고 했다. 딥시크 관련 코드를 사용했을 때 '백도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이들과 함께 “(딥시크는) 중국 가치관이 저변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중국은 필요하다면 자국 기업들에 대한 정보에 무제한 접근할 수 있어, 이런 중국의 정치적 정체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걱정했다.

김 소장은 미국, 중국을 제외한 AI 글로벌(G)3가 되고자 세계가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가 가야할 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먼저 인프라가 강력해야 하고, 현재 AI 인재 빠져나가는데 동남아·인도 인력으로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력 문제에 대해서는 '문화적 다양성'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낸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외국의 우군을 확보해, 우리 AI를 활용하는 시장을 넓혀야 한다고도 했다.

김 소장은 “중동과 같이 미국과 껄끄러운 국가에 문화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또 한국 AI가 안전에 신경쓴다는 이미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